[씨줄날줄] 향군 60주년/노주석 논설위원

[씨줄날줄] 향군 60주년/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12-10-06 00:00
수정 2012-10-06 00: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963년 8월 30일 강원도 철원 모 부대에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전역식이 열렸다. 박정희 예비역 대장은 이 자리에서 전역증과 함께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의 회원증을 교부받았다. 1952년 창설 이후 여러 차례 단체 명칭과 기념일이 변경되는 등 푸대접을 받았던 향군의 위상이 격상된 계기였다. 6·25전쟁을 치렀지만, 군사정부가 집권하기 전까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터였다.

향군은 1968년 1·21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질적인 변화를 맞았다. 같은 해 2월 28일에 열린 제9차 전국총회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이 “정부는 전국 250만 재향군인을 점차 무장시켜 자기 향토를 지키게 한다는 지침을 세웠다.”라고 제대군인 무장지침을 밝힌 것이다. 이후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향토예비군이 재향군인회의 주도로 창설됐다.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자 법정기념일이 다른 날로 바뀌는 수모를 당했다. 1962년 5월 8일 세계 재향군인연맹(WVF) 가입을 계기로 ‘재향군인의 날’을 정해 30여년 동안 행사를 치렀지만 2002년 ‘어버이날’과 겹친다며 10월 8일로 기념일이 밀린 것이다.

향군이 오는 8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겉으로 본 향군의 위상은 괄목상대할 만하다. 한국전쟁 직후 30만명의 제대군인으로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회원 850만명에 13개 시·도회와 222개 시·군·구회, 3288개 읍·면·동회, 19개 해외지회를 거느린 대한민국 안보단체의 당당한 맏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수의계약으로 말미암은 특혜시비와 부실한 재정관리, 산하기관들의 부실경영 등 잡음이 끊임없는 실정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향군단체인 미국재향군인회(American Legion)의 드높은 위상은 정부가 만들어 준 게 아니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은 국경일로 지정돼 전 세계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축제로 진행한다. 한국과는 딴판이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지 않는 자립·자활 단체이기 때문에 외려 힘이 생겼다. 종신회비와 연회비 등 회비가 전체 예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부족한 재원은 기금운영 수입과 기념품 판매 등으로 충당한다.

환갑을 맞은 우리 향군이 연륜에 걸맞게 환골탈태하려면 전역과 동시에 자동가입되는 회원을 정회원으로 전환하는 게 필수적이다. 향군은 정회원 200만명 확보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9월 14일 현재 129만 2500명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고 한다. 사병 전역자는 1만 원만 내면 종신 정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12-10-06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