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제정 의미/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제정 의미/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입력 2010-10-12 00:00
수정 2010-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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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지난달 16일 마침내 지방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정치권에서 17대 국회 때부터 특별법 제정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정당의 이해 득실에 가로막혀 상임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으나 여야가 전격 합의하면서 결실을 보게 됐다.

어렵게 제정된 특별법이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알맹이는 죄다 빠지고 선언적인 규정으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특별법의 조문을 꼼꼼히 따져 보면 17대 국회부터 비중 있게 검토됐던 도(道) 폐지안과 최근 정치권에서 공감대를 이뤘던 자치구 의회 폐지안이 모두 빠져 있다. 대신 시·군 통합에 대한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광복 이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던 지방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그것도 대통령 소속의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에서 개편안을 짜도록 함으로써 국회의 정략적 게임이 아닌, 전문적 검토와 국민적 의견이 중시되도록 했다.

이제 특별법에 따라 지방 행정체제의 개편을 시작할 수 있는 검토의 장이 마련됐고, 국회의 전유물이었던 지방 행정체제 개편이 지자체와 국민들에게 활짝 열렸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지방 행정체제 개편의 원칙과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도 체제에 대해 행정기관(광역행정청 등)이 아닌 지방자치단체를 전제로 함으로써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도 폐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아울러 지방분권의 강화를 규정함으로써 효율성 중심의 체제 개편이 아닌,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지방 분권형 체제 개편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별법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완적 노력도 요구된다. 특별법 제6조에 규정된 개편 추진위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개편 추진위는 당연직 3명과 위촉직 24명으로 구성되는데, 대통령이 6명, 국회의장이 10명, 지자체 4대 협의체 대표가 8명을 추천할 수 있다. 문제는 각 집단이 자기 쪽에 밀착된 인사를 추천하여 대리전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경우 위원회와 거기서 마련한 개편 안에 대한 신뢰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정파에 좌우되지 않으며, 전문성과 명망을 갖춘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의 운영 독립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다. 위원회의 운영에 외압이 가해지면 기형적인 개편 안이 나올 수 있고, 특히 여야에서 정파적 이익을 과도하게 투입할 경우 개편 안 자체가 나오기 어렵게 된다. 영국이 자치 계층 구조 개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추진위의 독립성에 있었다. 영국은 추진위(지방정부위원회)의 운영, 즉 개편 안의 분석과 검토, 개편 안의 제시 등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치적 입김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치권과 국민들의 수용을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예산과 인건비 절감 등 재정적 비용뿐만 아니라 정체성, 민주성, 지역경쟁력 등 질적 편익을 측정하여 개편 안에 반영할 때 정치권과 국민들의 지지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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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력이 보태질 때 산고를 통해 마련된 특별법이 제 구실을 하게 되고, 국가 번영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개편 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10-10-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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