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숲에 미래가 있다/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숲에 미래가 있다/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입력 2010-04-14 00:00
수정 2010-04-1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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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사다리오르기가 아니라 가지가 갈라지는 분화의 과정처럼 다양해지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진화생물학자였던 스티븐 J 굴드 교수는 이처럼 다양성의 증가를 진화의 핵심으로 보았다. 많은 기업들은 1차, 2차, 3차로 정의된 산업계 테두리 내에서만 서비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디. 그러나 산업 간 경계를 허물어가는 기업일수록 시장의 반응은 좋아진다. 산업의 담을 무너뜨리면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성에서 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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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생태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황홀한 세계이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용인자연농원은 에버랜드라는 이름으로 변신하면서 1차산업과 3차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려 고객의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됐다. 도요타자동차는 1990년대 렉서스를 통해 2차산업과 3차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려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도요타는 제품보다 고객서비스의 아이콘회사였다. 3차산업을 포기하고 2차산업으로 돌아가면서 서비스 대응능력이 떨어지고 고객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오늘날 가장 큰 과제는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지키는 것이다. 기업 등 사회 전체가 녹색사회로 변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숲을 보는 관점을 바꾸면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움이 될 수가 있다. 숲은 녹색사회자원의 곳간이고 나무는 녹색반도체이기 때문이다.

1차산업으로 숲은 탄소를 흡수하는 나무가 자라는 곳이지만 3차산업으로 숲은 국민들이 즐기는 곳이자 치유의 공간이 된다. 숲과 바이오기술이 결합하면 2차산업이 된다. 이처럼 새로운 관점으로 숲을 재구성해 보면 산림은 ‘1차+2차+3차’가 합쳐진 6차 산업으로서 가치 재발견이 가능해진다.

기차가 있고, 서울역에 플랫폼이 생기고,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서울시가 발전했다. 숲이 있고 숲을 가꾸어 가는 산림청이 탄소흡수의 녹색플랫폼이 될수록 녹색사회는 앞당겨질 것이다. 플랫폼이란 문제해결 대안의 집합으로서 PASS(platform as a set of solutions)전략이 필요하다. PASS전략에서의 플랫폼은 해결 대안이 많아야 한다. 산업 간 경계를 넘어 숲을 1차산업을 넘어 2차, 3차산업으로 진화시켜 가야 한다.

우선, 1차산업으로서의 과제이다. 숲을 국민의 녹색정원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치산녹화로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는 칭찬을 듣지만 과거 이야기이다. 이제 탄소흡수기능이 우수한 백합나무 등 바이오형 산림을 통한 녹색사회형의 새로운 숲가꾸기가 필요하다.

둘째, 2차산업으로서의 과제이다. 숲속의 피톤치드, 약초, 버려지는 톱밥 등에 바이오공학, 생명공학 등을 결합하여 벤처 및 의과학 산업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수종이 다양하고 약성이 뛰어나서 생명공학의 잠재 가능성이 매우 큰 편이다.

셋째, 3차산업으로서의 과제이다. 숲은 국민의 휴식공간이자 자연치유의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현재 조성 중인 백두대간 테라피 단지와 같은 산림 치유 공간을 늘리고 도시숲도 1인당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인 9㎥로 확충해야 한다. 산림은 기후변화협약에서 인정하는 유일한 탄소흡수원이기도 하다. 일본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 1차공약기간(2008∼2012년) 중 국가 탄소감축목표 6% 중 3.9%를 산림에서 충당할 정도이다.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만도 73조원에 이르고 있다. 산림과 관련한 상시 고용 창출만 3년간 20만명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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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지구와 인간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천이다. 녹색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숲으로 다가가야 한다. 국민이 나무관리의 전문가(樹pro)가 되어야 하고, 4대강 물관리는 상류지역 숲관리에서 시작되어야 하며(水pro), 고령화사회에서 숲은 자연치유의 자원(壽pro)이 되어야 한다. 녹색사회는 숲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2010-04-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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