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허점 많은 교과부 교육정책/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허점 많은 교과부 교육정책/이영준 사회부 기자

입력 2009-12-21 12:00
수정 2009-12-21 12: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교육과학기술부가 17일 발표한 새 교육과정 개편안에는 흥미롭게도 ‘제로섬 게임’이 등장한다. 총 수업시간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교과목별 기준시간의 20% 범위 내에서 수업시간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떤 과목은 ‘+20%’, 반대로 어떤 과목은 ‘-20%’에 포함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렇다면 +20%는 어떤 과목에 적용될까. 일류고, 일류대에 목마른 학교들이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국·영·수에 +20%를 배정하게 되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국·영·수가 진학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학문적 기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교과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서도 이런 해석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이미지 확대
이영준 사회부 기자
이영준 사회부 기자
앞서 외고 개편안에서도 ‘중학교 영어내신으로 선발’ 카드가 제시되며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된 바 있다. 물론 국·영·수 강화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공교육에서의 국·영·수 강조는 필연적으로 사교육 확대라는 화(禍)를 불러왔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에 따른 후속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부 교육정책의 허점은 외고개편안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외고 입시에서 영어듣기, 구술면접을 폐지하고 각종 경시대회 성적 반영을 금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의 사정 요소로 포함되는 학교장추천서와 자기소개서엔 구체적인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어 영어·논술과외는 더욱 횡행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당국이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해당 성적들을 기재하면 감점처리하겠다는 안을 궁여지책으로 내놓았지만 ‘사교육 잡기’ 효과를 내기엔 역부족이다. 도리어 학생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악순환의 구조로 연결될까 우려된다.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내놓은 교육정책들이 하나같이 허술하고 비판 대상에 오른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라 할 수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교육당국은 더 늦기 전에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apple@seoul.co.kr

2009-12-21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