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꾸짖음에 인색하지 말자/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

[기고]꾸짖음에 인색하지 말자/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

입력 2009-10-21 12:00
수정 2009-10-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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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완전한 인격체로 키우기 위해서 무조건 감쌀 것이 아니라 잘못을 제때 바로잡아 주고, 잘 모르는 것은 가르치면서 귀한 자녀를 바른 길로 인도하라는 선인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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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학 서울광진구청장
정송학 서울광진구청장
중국에서도 ‘때리는 것은 아끼는 것이고, 야단치는 것은 사랑이다.’라고 한다. 미국의 자녀교육 권위자인 제임스 돕슨 박사가 쓴 ‘귀한 자식일수록 회초리를 들어라’라는 책은 미국에서만 22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렇듯 ‘꾸짖음’의 중요성은 동서를 막론하고 강조돼 왔다.

아낄수록 꾸짖음에 인색하지 말자는 게 내 지론이다. 이는 수십년간의 경험을 통해 몸으로, 머리로 배운 것이다. 돌이켜보면 29년간 글로벌 기업에 몸담으면서 말단에서부터 최고경영자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꾸짖음의 순기능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한창 패기만 있고 지혜가 부족했던 청년 시절, 윗분들의 꾸짖음은 좋은 자극제가 됐다. 내가 받은 질책이 현재의 나를 만든 ‘주마가편’이었던 것이다.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보다 높은 목표를 갖게 한 것도 나에 대한 질책을 받아들여 발전을 모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칭찬은 쉬워도 꾸짖는 일은 쉽지 않다. 칭찬은 고민 없이 할 수 있지만 신중한 생각과 고민 없이 남을 질책하기는 정말 어렵다. 애정이 없으면 질책도 없는 법이지만 상대방에 따라서는 오해를 낳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기분 상하지 않게 질책할까?”, “질책의 강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라는 질문은 늘 꾸짖음과 함께 따라다닌다.

아마 현재 광진구 공무원들에게 구청장 별명을 얘기하라고 한다면 ‘호랑이 구청장’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 그만큼 칭찬보다 애정어린 ‘꾸짖음’이 더 잦기 때문이다. 부하직원을 꾸짖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매번 싫은 소리만 해서 되겠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구청장은 ‘구민 만족’이라는 구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 목표달성을 위해 직원의 능력을 키우고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더 많은 구민을 위해 순간의 인기와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리더로서 조직의 부족한 부분을 바로잡아 더 큰 마음으로 구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질책과 독려가 필요한 것이다.

꾸짖음은 자극을 준다. 자극을 받으면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창의성 있는 대안이나 신선한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한번의 ‘OK’보다 두번 세번에 걸친 ‘NO’가 정책이나 사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결국 사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꾸짖음은 꾸짖는 사람에게는 어려움이지만 모두에게 득이 된다.

요즘 구민에게서 ‘광진구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실제 지난해 광진구는 서울시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25억 800만원이라는 인센티브를 따냈다. 민선4기 출범 이후 지금까지 받은 인센티브만 약 50억원에 이른다.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낸 자치구’라는 명성도 얻었다. 이는 꾸짖음의 힘이 바탕이 됐는지도 모른다. 직원에게 더 많은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수십번 수정하도록 지시한 정책들이 그만큼 빛을 발한 것이다.

꾸짖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용기 없이는 발전이라는 결실도 얻기 어렵다. 인기를 노린 칭찬보다는 지적과 비판에 인색하지 않아야 발전할 수 있다.

꾸짖자, 서로의 발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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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학 서울 광진구청장
2009-10-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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