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칭찬/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길섶에서] 칭찬/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입력 2009-02-17 00:00
수정 2009-02-1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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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연휴 때 역귀성하신 홀어머니께서는 오랜만에 함께하는 아들에게 사람들 흉을 많이 봤다. 덕담을 하고 고향소식을 전하시다가도 틈나면 흉을 봤다. 고향동네 사람들 흉보는 것으로 시작해 친척들도 도마에 올렸다. 조그만 약점까지 끄집어내 흉을 봤고, 깎아내리셨다. 심하다 싶을 때 너무 흉보지 마시라고 끼어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자식들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토로하신 뒤에야 수일간의 흉보기는 잦아들었다.

당시나 그 후 한동안은 모처럼 편한 말상대를 만난 외로운 어머니가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러셨던 것으로 생각했다. 최근 생각을 바꾸니 편해졌다. 흉보기가 제 발등 찍기라는 걸 일깨우시려 한 걸까. 어머니가 하시는 남 흉보기도 듣기 싫은데…. 내가 남을 흉보면 그걸 듣는 사람은 얼마나 싫어질까. 사실 지금까지 남을 흉보지 말자고 숱하게 다짐했지만 칭찬, 축하하기보다는 흉보는 데 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50대 이후 실천목표를 정했다. 칭찬하자. 축하해 주자. 무엇보다 헐뜯지 말자.

이춘규 국제부 선임기자 taein@seoul.co.kr

2009-0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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