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황혼의 덫/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황혼의 덫/노주석 논설위원

노주석 기자
입력 2008-09-30 00:00
수정 2008-09-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치매 노모를 모시는 분의 넋두리를 오랜 시간동안 들었다. 손, 발 다 들었다고 했다. 형제도 많고 외국생활도 오래 한 탓에 노모를 직접 모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단다. 조만간 노모를 전문요양원으로 모시는 방안을 형제들과 심각하게 의논해야겠다고 했다. 자신도 요양원에 들어갈 작정이라고 했다.

우리가 흔히 ‘노망´ ‘망령´이라고 부르는 치매(癡)는 한자로 ‘어리석을´치(癡), ‘어리석을´ 매()자를 쓴다. 서양식으로 알츠하이머병이고 일본에서는 인지증(認知症)이라고 부른다. 우리도 선입견을 주지 않는 새이름으로 바꾸려 한다고 들었다.

인식부족이 문제다. 환자 열명 중 절반은 조기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고, 한둘은 치료가 가능하고, 셋은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그런데 치매 부모를 밖으로 내돌리는 것은 불효라는 생각에서 집안에 두고 보호에 급급,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황혼의 덫´에 걸린다면 어떻게 될까. 예단하기 어렵지만 차라리 내 발로 요양원으로 걸어 들어가는 게 최선이 아닐는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8-09-3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