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
다문화 현상은 한국 사회가 급속히 세계화에 편입되면서 선진국들과 단지 시간차를 두고서 경험하는 현상일 뿐이다. 다문화 가정의 증가로 우리 사회의 인구구성 변화는 제도교육과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지난 6월 EBS 교육방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외국인 노동인력과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것을 한국 사회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사회가 다문화적 가치에 기반을 둔 문화적인 포용성을 넓혀 나가도록 우선 초등단계부터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에 다문화 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세심한 교육적 배려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이들은 대개 학습능력과 언어능력 부족으로 학교 교과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한국어가 미숙한 부모에 대해 자긍심이 부족하고 또래 아이들로부터 쉽게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기정체성을 구성하는 부모의 한쪽을 인정하지 않으려고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취학 전 교육지원 프로그램과 방과 후에 실시하는 한국어교육, 학습상담지도, 다문화 교육 등의 프로그램 강화가 요구된다.
일반 학생들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사회·문화적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지역사정에 맞는 적극적인 시민문화 교육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에는 각 지역의 대학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들이 멘토로서 참여하여 활동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셋째, 현재 결혼이주 여성들의 가구 절반 이상이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수준에 처해 있고 이는 자녀의 교육기회 부족으로 이어져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다문화 가정 학부모의 자녀 지도 역량을 키우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다문화 가정 학부모가 경제활동 등으로 인해 바쁘지만 학교 등에서 제공하는 다문화 지원 프로그램(한국어 교육, 한국문화 교육)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하여 다문화 가정에 대한 통합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다문화 교육 전담교사들이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과 함께 각 지역 여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맞춤형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학교 교육에서부터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구조적 실업이나 사회 부적응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의 한국 사회로의 통합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이중 언어·문화도 장려해 주고 양쪽 문화를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이중 문화의 균형적 이해는 한국 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 성장할 이들의 건전한 인격 형성과 자아정체성 형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이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과 국제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러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육지원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적 지원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기대한다.
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
2008-09-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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