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저장에 대하여/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저장에 대하여/노주석 논설위원

노주석 기자
입력 2008-08-05 00:00
수정 2008-08-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메일로 받은 자료에서 작업을 한 뒤 ‘첨부파일 저장’을 누르지 않고 무심코 그냥 닫았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는가. 나중에 찾았을 때 ‘비어있음’이라는 글자를 보았을 때의 황당함이란.“저장해야지.”하고 입으로 되뇌지만 버스는 지나가 버린 뒤다. 몇 차례 자료를 날려 버리는 경험을 하고 나면 저장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저장’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개미가 생각난다. 미주지역에 서식하는 가위개미는 나뭇잎을 집으로 물어온 뒤 그 위에 곰팡이를 키워 버섯을 재배해 식량으로 쓴다고 한다. 수확개미는 씨앗을 저장했다가 싹이 트면 집밖에 가져나가 심는다. 큰검은개미는 달콤한 즙을 분비해 주는 진딧물을 기른다. 이쯤 되면 거의 농사꾼 수준이다.

개미처럼 일해서 재화를 쌓아놓는 것이 저장이라고 머리에 입력돼 있는 탓일까. 컴퓨터에 자료나 정보를 저장하는 일은 왠지 낯설다. 차라리 수첩이나 공책에 적는 편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다시 한번 다짐한다. 저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8-08-0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