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가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성에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등 20여개 불교단체들은 ‘종교편향 종식 불교연석회의’를 구성한 데 이어 어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시국법회에서 현 정부의 종교 편향성을 집중 성토했다. 지금까지 촛불시위와 관련해 비교적 관망적이었던 불교계가 범종단 차원에서 항의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불교계는 현 정부와 주요 인사들이 특정 종교에 편향성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불교를 폄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관리 운영하는 대중교통정보이용시스템 ‘알고가’에서 수도권의 사찰들이 누락되고, 어청수 경찰청장의 얼굴 사진이 개신교계가 주최하는 경찰대상 종교행사 홍보포스터에 실린 것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지나친 비약이며, 오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는 종교 중립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오해를 불렀던 게 사실이다.‘고소영’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었을 정도로 인사에서 종교 편향성 논란을 야기했고, 개신교 장로인 대통령에 대한 정부 부처 수장들의 ‘종교코드 맞추기’가 불교 폄훼를 야기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촛불 시위로 국론이 양분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내 종교, 네 종교 하며 갈라지면 국민화합은 물건너 가고 만다. 진정 국민화합을 바란다면 정부의 종교 중립적인 자세는 필수라는 점을 명심하고 인사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종교적 균형감을 유지하는 데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
2008-07-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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