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퇴진 등을 담았던 ‘4·22 경영쇄신안’의 후속대책을 내놓았다.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로 이어졌던 삼각편대 경영체제를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신설해 독립경영체제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두 달 전 이 회장이 퇴진과 더불어 약속했던 10개 항목 중 차명계좌 처리, 사외이사 개선, 순환출자 해소 등 3개항을 제외하면 모두 약속을 이행한 셈이다. 나머지 3개항도 주총과 재판 결과 등에 따라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경영쇄신안 발표 당시 삼성 경쟁력의 원동력이었던 이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국민의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새로 태어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지금까지 삼성이 ‘스피드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면 앞으로는 투명성과 합법성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초일류기업이 돼 달라는 뜻이었다. 따라서 삼성은 그 첫걸음으로 경제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1,2차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충격파에 휩싸여 있다. 물가는 치솟고 성장률은 뒷걸음치고 있으나 경제주체들은 구심점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출발하는 삼성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삼성의 창업정신인 ‘사업보국(事業報國)’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삼성에 비판적이었던 시민단체 등은 이젠 삼성의 새로운 경영체제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감시를 하되 격려와 성원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가 ‘새 삼성’과 더불어 화려하게 부활하길 기대한다.
2008-06-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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