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2005년 ‘황우석 논문 조작사건’를 계기로 불거진 생명윤리법의 정비 문제가 일단락됐다. 개정안은 우선 그간 논란이 되어온 이종간 체세포 핵 이식행위를 원천 금지함으로써 진일보한 생명윤리의식을 반영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종전에는 인간의 난자에 동물의 핵을 이식하는 행위는 금지했지만,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핵을 이식하는 연구는 허용했었다.
개정안은 그러나 난자 제공자에 대한 건강 검진, 난자 채취 빈도의 제한 등을 규정한 3개항을 신설함으로써 난자 매매를 사실상 합법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난자 제공자에게 보상금 및 교통비 등을 실비 보상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종교계는 물론 여성계 등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황우석 사태 당시 연구에 쓰인 난자 중 100개 정도가 현금 지급 등 매매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조사 결과이었음을 상기할 때 실비제공 허용이 곧 난자매매 합법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돈이 필요한 학생 등 사회적 약자들이 실비 보상이란 이름의 거래를 통해 건강과 인권,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받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길 관련 부처에 당부한다. 아울러 현 기술로는 성공 확률이 1%에도 못 미치는 만큼 사람의 난자를 무모하게 채취하기보다 동물실험 등 기초적인 연구를 보다 더 진행한 뒤 사람의 난자를 연구용도로 쓰도록 제한하자는 지적에도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2008-05-1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