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지방 공무원이 1만명가량 감축될 듯하다. 행정안전부가 엊그제 ‘지자체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전체 지방자치단체 인건비를 5% 줄여 1조원의 예산을 지역경제 살리기에 투입한다는 게 골자다. 직접 당사자인 공무원을 빼고 이에 반대할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작은 정부, 큰 시장’을 지향하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앙 공무원 3400여명을 줄인다고 했을 때부터 예견돼온 대목이다. 공무원의 군살도 빼고 ‘철밥통’을 깨는 것이 맞다. 그게 일반적 상식이고 실용정부의 원칙과도 일맥 상통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참여정부 때 중앙정부의 필요에 따라 늘린 인력이 1만 1776명에 달하는데 이번에 그만큼 줄인다는 것이다. 이 기간 중 지방공무원은 3만 4335명이 늘었다. 인구가 줄어든 지자체 149곳에서 공무원 정원을 늘린 것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공무원을 늘린 책임은 자치단체장 등 고위직이 져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주로 6급 이하 하위직을 대상으로 감원하는 것은 반발만 살 뿐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방공무원 1만명 감축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은 95만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공무원 1인당 국민 수는 53.6명이다. 이에 반해 일본은 28.9명, 영국 15.3명, 미국 13.3명, 덴마크 7.5명에 불과하다. 단순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공무원들의 대국민만족도를 가지고 따져야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감축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너무 숫자에 연연하면 안 된다. 그보다는 규제완화, 민원신속처리 등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도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기 바란다.
2008-05-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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