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다가도 몇번씩 깬다. 아들이 군에 가고 난 후 생긴 현상이다. 잠에 곯아떨어졌을 아들을 생각한다. 지금쯤 보초를 서고 있지 않을까. 슬며시 일어나 창밖에 손을 내밀어본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지만 여전히 차다.30년 전 내무반에 누워있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잠을 청하다가 얼마 후에는 또다시 몸을 뒤척인다. 그러다 보면 휴대전화의 알람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아들의 기상시간이다. 유난히 새벽잠이 많았는데….
그날 아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멀어져 갔다.‘걱정 말라’며 몇 차례 손을 흔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들과 헤어져 돌아오는 차안에서 우리 부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내 머릿속은 그 옛날 전방 산야를 헤매고 있었지만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끝내 묻지 못했다. 아내는 차창 밖을 스치는 눈 덮인 산줄기를 보며 ‘아직도 한겨울이네.’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들이 대학에 들어간 뒤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이별한 줄 알았는데, 아들과의 이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나 보다. 얼른 봄이 왔으면.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그날 아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멀어져 갔다.‘걱정 말라’며 몇 차례 손을 흔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들과 헤어져 돌아오는 차안에서 우리 부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내 머릿속은 그 옛날 전방 산야를 헤매고 있었지만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끝내 묻지 못했다. 아내는 차창 밖을 스치는 눈 덮인 산줄기를 보며 ‘아직도 한겨울이네.’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들이 대학에 들어간 뒤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이별한 줄 알았는데, 아들과의 이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나 보다. 얼른 봄이 왔으면.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8-0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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