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밤 조수미 음악회를 함께했다. 고양 아람누리극장에서였다. 개관 1년만에 공연 명소가 됐다. 저무는 해와 새해가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구노의 ‘아베 마리아’가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맘때면 누구나 무언가 갈구하는 마음이 아닐까. 하지만 머릿속은 하얗게 되는 느낌이었다. 생각의 정지일까, 침묵일까. 어느 미술가의 말대로 흰색의 침묵일까. 그는 흰색은 가능성으로 차 있는 침묵이라 했다.
새벽 1시경 극장 앞 언덕길에는 뽀얀 소망들이 차가운 바람에 흩날렸다.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새해엔 사랑을 그리워하며 살아갑시다’ 덕담이 정겹다.‘아 그이인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가 슬픈 동화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조금전 들었던 곡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곡이다.‘망설이는 내 마음 어쩔 셈이지?/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예전엔 몰랐던 것을’ 사랑뿐일까. 우연이든 필연이든 만남 자체가 감동인 것을. 삶 그대로가 기쁨인 것을. 새해는 그리워하며 살자. 찬 바람이 마음을 쇄락하게 한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새벽 1시경 극장 앞 언덕길에는 뽀얀 소망들이 차가운 바람에 흩날렸다.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새해엔 사랑을 그리워하며 살아갑시다’ 덕담이 정겹다.‘아 그이인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가 슬픈 동화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조금전 들었던 곡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곡이다.‘망설이는 내 마음 어쩔 셈이지?/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예전엔 몰랐던 것을’ 사랑뿐일까. 우연이든 필연이든 만남 자체가 감동인 것을. 삶 그대로가 기쁨인 것을. 새해는 그리워하며 살자. 찬 바람이 마음을 쇄락하게 한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2008-01-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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