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에 편입학을 둘러싼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교육부가 수도권 13개 대학의 편입학 과정을 조사해 보니 가관이었다고 한다. 학문연마와 함께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의 양심이 이 정도라면 나라의 장래도 밝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비리에는 명문 사학들이 모두 포함돼 충격적이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세계적 대학으로 웅비하겠다는 것인지 참담한 심정이다.
비리 행태를 보면 대학이 범죄집단이나 복마전이란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동료 교수 자녀에게 면접점수를 월등히 높게 주거나, 거액 기부를 조건으로 편입학시킨 사례는 약과다. 경쟁 수험생에게 상식 이하의 형편없는 면접점수를 주어 특정인을 합격시켰는가 하면, 어느 대학에서는 특정 학생에게 문제를 유출한 정황도 나타났다고 한다. 시험관리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이다. 그런데 대학 측의 농간으로 합격·불합격이 뒤바뀐다면 대학 간판을 내리는 게 마땅할 것이다.
대학 편입학이 요지경이 된 데는 감독기관인 교육부의 직무태만도 한몫했다고 본다. 두어달 전 유명대학 총장 부인의 편입학 청탁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다면 이런 비리들이 고스란히 묻힐 뻔했다. 교육부가 평소 어떻게 감독했기에 불과 한달여 조사에서 비리 65건을 무더기로 적발했겠나. 교육부는 검찰 수사의뢰와는 별개로 전국 대학의 편입학 비리를 철저히 조사해 엄정히 조치해야 할 것이다.
2007-12-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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