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은 만인부동(萬人不同), 평생불변(平生不變)이다. 쌍둥이라도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며 모양도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문은 범죄자를 특정하는 최고의 수단이다.17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지문을 찍는다. 경찰청 컴퓨터에는 17세 이상의 지문 4000만매가 등록돼 있다. 범죄 현장에서 올라오는 지문을 빈틈없이 조회해 낸다. 하지만 범인 지문이라도 조회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17세 이하이거나, 경찰 은어로 ‘쪽 지문’으로 불리는 반쯤 찍힌 지문 그리고 외국인 지문이다.2003년 강금실 법무장관이 폐지를 지시하면서 외국인에게 부과됐던 지문 날인제는 없어졌다.
오늘부터 일본에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지문날인과 얼굴촬영이 의무화됐다. 테러 대책이라지만 외국인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는 불쾌한 처사를 입국장에서 겪어야 한다. 영국도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에게는 유럽권 국가를 제외하고 비자 신청때 지문을 채취하도록 출입국관리를 강화하긴 했다. 그러나 단기체류자까지 혹독한 생체 정보를 요구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미국과 일본뿐이다.
일본은 과거에도 외국인 지문날인제도가 있었다.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을 찍도록 강요하고, 날인하지 않으면 재입국을 허가하지 않았다. 재일 동포들은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지문을 찍었다.1982년 재일 한국인 2세 신인하도 지문날인을 요구 받았다. 가냘픈 14세 소녀이지만 날인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러나 2년 뒤 미국 유학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지문을 찍어야만 했다. 일본 언론과 시민단체가 주도하고 재일 동포들이 후원한 운동에 힘입어 99년 날인제는 폐지된다.
그 지문날인제가 되살아났다. 재일 한국·조선인 59만명중 특별영주권자 43만명은 면제됐으나 나머지는 꼼짝없이 단기체류 외국인과 똑같이 지문날인과 얼굴촬영을 당해야 한다. 일본 신문에 스포츠 기사를 기고하는 기자가 된 신씨.25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난 듯 “9·11테러 대책을 본뜬 일본은 미국을 추종하는 속국”이라고 분통을 터뜨린다. 인권 침해, 외국인 차별에 소리 높였던 과거 일본 사회. 지금은 놀라우리만치 조용해진 일본의 변화에 그는 공포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오늘부터 일본에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지문날인과 얼굴촬영이 의무화됐다. 테러 대책이라지만 외국인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는 불쾌한 처사를 입국장에서 겪어야 한다. 영국도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에게는 유럽권 국가를 제외하고 비자 신청때 지문을 채취하도록 출입국관리를 강화하긴 했다. 그러나 단기체류자까지 혹독한 생체 정보를 요구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미국과 일본뿐이다.
일본은 과거에도 외국인 지문날인제도가 있었다.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을 찍도록 강요하고, 날인하지 않으면 재입국을 허가하지 않았다. 재일 동포들은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지문을 찍었다.1982년 재일 한국인 2세 신인하도 지문날인을 요구 받았다. 가냘픈 14세 소녀이지만 날인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러나 2년 뒤 미국 유학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지문을 찍어야만 했다. 일본 언론과 시민단체가 주도하고 재일 동포들이 후원한 운동에 힘입어 99년 날인제는 폐지된다.
그 지문날인제가 되살아났다. 재일 한국·조선인 59만명중 특별영주권자 43만명은 면제됐으나 나머지는 꼼짝없이 단기체류 외국인과 똑같이 지문날인과 얼굴촬영을 당해야 한다. 일본 신문에 스포츠 기사를 기고하는 기자가 된 신씨.25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난 듯 “9·11테러 대책을 본뜬 일본은 미국을 추종하는 속국”이라고 분통을 터뜨린다. 인권 침해, 외국인 차별에 소리 높였던 과거 일본 사회. 지금은 놀라우리만치 조용해진 일본의 변화에 그는 공포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07-11-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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