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BBK 김경준 전 대표의 송환 공방으로 다시 시끄럽다. 주가조작, 공금횡령 혐의로 미국에 도피중인 김씨는 지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 후보와 동업자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이 후보는 최근 “미국 구치소에 수감중인 김씨가 빨리 국내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앞서 이 후보측 현지 변호인이 김씨의 국내 송환을 연기해줄 것을 미국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측의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국내송환 연기 요청은 손해배상을 맡은 변호인측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은 것이며, 이 후보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어디까지 진실인지 혼란스럽다. 대선정국의 뇌관인 사안을 이렇게 전후 사실 관계나 현지 확인도 없이 즉흥적으로 밝힌 것인지, 아니면 이중플레이를 한 것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국민들로서는 이 후보측이 말과 행동을 달리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여야는 지난주 김경준씨의 국감증인채택을 둘러싸고 격돌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범여권이 대선을 앞두고 진실 규명보다 정치공방의 호재로 활용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근거없는 정치공세를 벌인다고 공박하기에 앞서, 매끄럽지 못한 집안의 일 처리를 먼저 자성할 일이다. 자신의 주장이 진실하다고 강변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김씨 문제가 매듭돼야 할 것인지 명쾌한 입장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2007-10-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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