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이인제의 대권3修/이목희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인제의 대권3修/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7-10-16 00:00
수정 2007-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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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인제 의원의 정치적 아버지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작은 키에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을 듯한 다부진 분위기가 닮았다. 이 후보는 20년전 YS에 이끌려 정치에 입문, 사랑을 듬뿍 받았다.YS 후광으로 노동부 장관,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1994년 YS는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깜짝 놀랄 세대교체”를 역설하며 당시 46세의 이 후보를 대권주자 반열에 올렸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패배 후 그가 당을 뛰쳐나가려 하자 YS는 말렸다.YS의 동물적인 감각이 발동했을 것이다. 자식같은 이 후보가 탈당하면 정치장래가 암울해진다는 것을…. 그러나 이 후보는 YS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오히려 한걸음 더 나가버렸다. 대구·경북표를 의식해 ‘리틀 YS’를 떠나 ‘리틀 박정희’ 이미지 부각에 주력했다.

이후 이 후보에게서 선거승복,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측과 손을 잡았음에도 2002년 경선에서 실패했고, 그 역시 불복했다. 무려 8차례나 당적을 옮긴 진기록 보유자가 되었다. 이념좌표도 혼란스러웠다. 가장 보수쪽에 위치한 정당에서 진보개혁을 표방한 정당까지 다양하게 옮겨 다녔다. 한때 장점으로 거론되던 빳빳한 분위기는 아집과 독선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명쾌한 말솜씨와 논리가 구차한 변명으로 들리곤 했다.

이 후보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한 축이 되었다. 이 후보의 정치역정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그의 출마를 상수(常數)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권 3수(修)의 기회를 쉽게 포기하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노리는 민주당 원외위원장들이 그의 등을 강하게 떠밀고 있다.

YS도 3수끝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영 승산이 보이지 않으면 화끈하게 돌아서는 정치감각을 지녔다.3당합당 외에 크게 명분없는 일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민주투쟁을 하던 때의 YS가 가르쳐준 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출마 고수나 후보단일화 어느 쪽을 선택하든 뚜렷한 명분을 갖추기 바란다. 대권 3수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 복원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10-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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