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AIST의 교수 철밥통 깨기 확산돼야

[사설] KAIST의 교수 철밥통 깨기 확산돼야

입력 2007-09-29 00:00
수정 2007-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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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최근 교수의 정년 보장 여부를 결정하는 테뉴어 심사를 해 35명 가운데 15명을 탈락시켰다. 탈락률이 43%에 이르는 데다, 탈락한 교수 대부분은 1∼2년새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다. 최근 몇년동안 몇몇 유수한 대학에서 ‘직급정년제’ 등의 방식으로 무능·불성실한 교수를 퇴출시키는 노력을 벌여 왔지만 탈락자 규모나 심사 기준의 엄격성을 따져 볼 때 이번 KAIST의 결정만큼 ‘혁명적인’ 조치는 없었다. 그런 만큼 대학사회가 받은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한국의 대학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알려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이유 또한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다들 알고 있다.‘공부하지 않는 교수’와 그를 감싸고 도는 교수사회 내부의 ‘폐쇄적 집단이기주의’가 그 주범이다.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서울대의 현실만 봐도 그 병폐가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할 만하다. 며칠 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 가운데 그 대학 학부 출신이 90%를 넘고, 같은 과 출신도 75.1%나 됐다. 같은 과를 다닌 선후배가 서로 밀어주고 당겨줘 교수가 되어서는 마치 동아리 식구들처럼 오순도순 사는데 무슨 학문적 경쟁이 있겠으며, 공부 안 하는 교수를 누가 나서서 쫓아내겠는가. 그러니 서울대 교수들이 시간강사보다 강의를 못한다는 평가가 학생들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서남표 KAIST 총장은 이번 테뉴어 심사를 앞두고 “교수 중 20%만 정년을 보장받는 하버드대와 경쟁하려면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같은 개혁 의지는 이번에 입증됐다. 앞으로 KAIST 교수에 한해서는 ‘철밥통’이라는 비아냥이 사라질 것이다. 다른 대학들도 하루빨리 교수 심사제도를 보강하고 엄격히 적용해 무능·불성실한 교수를 솎아냄으로써 학교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를 기대한다.

2007-09-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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