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 임단협은 무분규로 가보자’

[사설] ‘올해 임단협은 무분규로 가보자’

입력 2007-08-28 00:00
수정 2007-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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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가 올해에도 예년처럼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며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임금을 포함한 회사측의 일괄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현장 노조원들의 목소리는 다르다. 노조가 반파업 정서 확산을 막기 위해 노조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했음에도 현장 조직 게시판에는 파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인상과 복지 내용을 제시한 회사안은 결렬을 선언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서 툭하면 조합원들을 파업으로 내모는 노조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노조의 일상화된 파업 중독증에 극심한 혐오마저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 연초엔 ‘성과급 투쟁’을 이유로, 지난 6월에는 상급단체의 지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에 동참했다가 노조원들과 소비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반FTA 파업 철회를 요구한 울산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파업의 정당성과 노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가 비난을 자초했다. 게다가 현대차는 노조의 ‘전환배치 거부’에 발목 잡혀 한쪽은 놀고 한쪽은 잔업을 해도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라인운용으로 경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국가별 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피터 로랑지 총장은 지난 23일 서울 강연에서 한국의 낙후된 노사관계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내에 국한된 편협한 시야를 바깥으로 돌리라고 주문했다. 현대차 노조가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노조가 어떻게 하든 소비자들이 현대차를 살 것이라고 본다면 오산이다. 소비자들은 ‘노동귀족’을 배불리기 위해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이다.

2007-08-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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