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의 대선체제로 전환하면서 환골탈태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명박 대선 후보는 어제 “정당이 비대하고 첩첩인 것은 전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라며 당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제는 “색깔과 기능면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종합적인 당 쇄신 의지를 내보였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당 개혁의 호기를 맞고 있다고 본다. 이 후보는 경선과정서 경제 살리기와 사회통합을 누차 강조해왔다. 총론에서 이에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각론에선 다르다. 경제를 살리려면 한나라당부터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해야만 한다. 갈갈이 찢긴 사회를 통합하려 해도 한나라당이 수구적 보수에서 실용·개혁적 보수로 변화해야 한다. 대북정책도 냉전시대의 대결주의적 사고를 털어내고 남북 화해·협력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도 대통령선거 유·불리의 관점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영남권에 편중된 당의 인적 구성을 바꾸는 것도 과제다. 그렇게 해야 영남권에 치우친 지지기반을 전국으로 넓히고, 노인정당이라는 이미지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후보의 전방위 당 개혁 구상이 단지 당무 장악용 제스처가 아니길 바란다. 이 후보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경선이 끝나자마자 여의도 당사에 집무실을 요구했다기에 하는 얘기다. 경선장에서 화합을 외친 후보들 목소리의 메아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점령군처럼 행세하려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와서야 되겠는가.
제1야당이 민생경제의 회복과 국민통합 등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쪽으로 변화한다면 대선 판도와 무관하게 국민을 위해서도 다행한 일이다. 이 후보가 이왕 한나라당을 수술대에 올리려 한다면 국민의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를 당부한다. 한나라당은 다시 맞은 호기를 놓치지 말기를 기대한다.
2007-08-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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