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소만마을엔 토요일마다 장이 선다. 인도를 따라 ㄷ자로 펼쳐지는 이 장은 아파트단지에 인간적인 때깔의 옷을 입힌다. 청양고추 한바구니에 1000원, 토마토 한바구니에 2000원. 바구니마다 먹음직스러운 과일이나 채소를 가득 담고 새 주인을 기다린다.1000원,2000원만 있어도 한 끼 식사나 간식에 요긴하게 쓸 것들이 널려있다. 물론 비싼 것도 있지만 소수에 그친다. 대부분 손자를 데리고 나온 할머니의 넉넉지 않은 지갑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해서 이 장엔 늘 싼 것을 찾아 이동하는 아낙네들로 붐빈다.
이곳엔 주인과 고객 사이에 밀고 당기는 살가운 흥정도 있다. 기분이 좋으면 물건 하나 더 얹어 주는 넉넉함도 있다.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가대로 사고파는 곳과는 다른 풍경이다. 아파트 단지는 토요일마다 활력에 넘친다. 그래서 나도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다음 번엔 장의 구경꾼으로 머물지 않고 지갑을 털어 당당하게 참여하리라.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이곳엔 주인과 고객 사이에 밀고 당기는 살가운 흥정도 있다. 기분이 좋으면 물건 하나 더 얹어 주는 넉넉함도 있다.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가대로 사고파는 곳과는 다른 풍경이다. 아파트 단지는 토요일마다 활력에 넘친다. 그래서 나도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다음 번엔 장의 구경꾼으로 머물지 않고 지갑을 털어 당당하게 참여하리라.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2007-08-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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