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7월23일 제주 신라호텔 기자간담회장.
한 기자가 물었다.“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정치자금을 낼 용의가 있습니까?”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답했다.“왜 이런 질문을 자꾸 하는지 모르겠어요. 안 줘요. 언제는 주고 싶어서 줬나.”
과거 재계는 정치자금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말대로 달라고 해서 준, 타의적 성격도 적지 않았다. 욕 먹을 짓이었지만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장면 2> 7월25일 같은 호텔에서 한 특별강연.
조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300여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다음은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시장경제를 잘 알고 경제 제일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여기서 멈췄으면 그나마 괜찮을 뻔했다.
그러나 더 나갔다. 외국인의 말이라며 속에 담은 얘기를 꺼냈다.“무균(無菌)인 사람이 어디 있느냐.(한나라당의 검증을)졸업할 때가 됐다.”고 했다. 미묘한 시기에 민감한 말을 한 셈이다.
조 회장의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아들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딸은 2001년 결혼했다. 조 회장은 본심이 아니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사돈에게 유리할 수 있는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한 것이다.‘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을 잊은 것일까.
#장면 3> 7월24일 신라호텔 프레스룸.
한 중년 여성이 잡지사 발행인 겸 사장 명함을 주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포럼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봤다.“실망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눈 씻고 찾아봐도 재계를 대표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어떤 총수는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위해 날아가지만 제주포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조 회장은 정치색이 있는 신중하지 않은 발언을 하기보다는 포럼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최용규 산업부 차장 ykchoi@seoul.co.kr
한 기자가 물었다.“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정치자금을 낼 용의가 있습니까?”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답했다.“왜 이런 질문을 자꾸 하는지 모르겠어요. 안 줘요. 언제는 주고 싶어서 줬나.”
과거 재계는 정치자금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말대로 달라고 해서 준, 타의적 성격도 적지 않았다. 욕 먹을 짓이었지만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장면 2> 7월25일 같은 호텔에서 한 특별강연.
조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300여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다음은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시장경제를 잘 알고 경제 제일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여기서 멈췄으면 그나마 괜찮을 뻔했다.
그러나 더 나갔다. 외국인의 말이라며 속에 담은 얘기를 꺼냈다.“무균(無菌)인 사람이 어디 있느냐.(한나라당의 검증을)졸업할 때가 됐다.”고 했다. 미묘한 시기에 민감한 말을 한 셈이다.
조 회장의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아들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딸은 2001년 결혼했다. 조 회장은 본심이 아니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사돈에게 유리할 수 있는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한 것이다.‘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을 잊은 것일까.
#장면 3> 7월24일 신라호텔 프레스룸.
한 중년 여성이 잡지사 발행인 겸 사장 명함을 주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포럼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봤다.“실망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눈 씻고 찾아봐도 재계를 대표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어떤 총수는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위해 날아가지만 제주포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조 회장은 정치색이 있는 신중하지 않은 발언을 하기보다는 포럼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최용규 산업부 차장 ykchoi@seoul.co.kr
2007-07-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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