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미 FTA 졸속비준 안된다/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시론] 한·미 FTA 졸속비준 안된다/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입력 2007-07-11 00:00
수정 2007-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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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6월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 A)이 조인되었다. 행정부로서는 여세를 몰아 올 정기국회에서 비준동의까지 마칠 태세다. 즉 민주당이 지배하는 미국 의회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 의회의 개입 차단을 이유로 재협상마저 졸속타결하더니, 같은 이유로 비준마저 졸속으로 하자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미·페루 FTA의 경우 페루측 비준이 종결되었음에도 미 의회의 요청으로 재협상해서 미국의 요구를 관철시킨 선례가 있는데도,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야 미 의회 개입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국회 비준동의가 되기 위해서는 엄밀하고 객관적인 국회검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4월1일 협상타결 직후 700여명의 민간자문위원들이 한달 가까이 협정문을 검증하였고, 그 결과가 공개되어 있다. 또 6월30일 정식조인 때까지 90일간 미 의회는 공청회 등을 통해 협상결과를 검증했다. 그리고 조인이 된 이후 미 의회는 법개정 사안을 심의하고, 또 미국제무역위(USITC)는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결과를 재차 검증한다.

우리 국회의 실정은 어떤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의원들에게 한·미 FTA는 그저 어렵고 골치아픈 주제다. 그다지 실속없는 청문회가 일부 상임위에 한정해 개최되었지만, 별무 소득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정조사가 추진되고 있다고 하니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국회를 중심으로 한 검증은 다음 몇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국익에 보탬이 되는지 여부이다. 정부의 일방적 주장과는 달리 한·미 FTA는 심각한 이익의 불균형 협정이다. 미국 현지생산을 감안할 때, 자동차협상 역시 결코 잘된 협상이 아니다. 대미수출 주요품목의 관세철폐가 5년 뒤로 미루어진 섬유·의류협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에 비해 쇠고기 등을 포함한 농업, 의약품, 서비스, 지적재산권, 투자분야는 사실상 실패한 협상이다.

둘째, 투자챕터의 간접수용과 같은 조항은 위헌소지가 다분하다. 즉 한·미 FTA의 위헌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아가 한·미 FTA과정에서 드러난 행정부의 일방독주는 국회의 고유한 입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다. 셋째, 한·미 FTA가 정부의 공공정책권과 나아가 주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넷째, 불평등 여부이다. 막판 재협상 과정을 보더라도 투자조항과 관련해 한·미 FTA 협정문의 전문에 미국의 요구를 굴욕적으로 수용, 미 국내법의 특정조항을 그대로 삽입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다. 이외에 우리만의 일방의무를 규정한 수많은 조항들이 검증되어야 한다. 다섯째, 특정계층, 산업, 지역에 일방적 희생을 강제하는 불공정 여부이다. 지구상 이른바 선진통상국가 어디도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없다. 나아가 노동자의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지렛대로 한·미 FTA가 남용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의 현행 법규상 한·미 FTA 협정문의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사 문제, 독소조항이 있더라도 국회의 비준동의는 오직 가부만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협상과정에서 국회의 민주적 통제가 극히 중요하다. 하지만 협상 전과정에서 국회의 개입은 사실상 차단되어 있었다. 명백히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정정할 수 없고, 가부만을 택해야 한다면 최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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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2007-07-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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