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10 의미’ 조차 정략으로 덧칠하는가

[사설] ‘6·10 의미’ 조차 정략으로 덧칠하는가

입력 2007-06-11 00:00
수정 200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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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6·10민주항쟁 20돌 기념사를 통해 몇가지 시대적 과제를 제시했다.6·10항쟁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면서 지역주의와 기회주의 정치를 청산하고 대화와 타협, 승복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를 향한 6·10항쟁의 염원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지역주의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이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계층과 세대를 통합하는 민주질서를 이룩할 시대적 책무를 우리는 안고 있다.

노 대통령의 기념사는 그러나 곳곳에서 6·10항쟁의 정신마저 대선 정국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은 언론을 특권세력으로 매도하며 최근의 취재제한 조치를 정당화하려 했다.“독재권력의 앞잡이였던 수구언론이 이제 스스로 정치권력이 되려 한다.”고 비난했다. 지금의 언론을 과거 암울했던 군사정권 시절의 언론으로 둔갑시키고는 ‘마지막 개혁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최근 한 언론사와 갤럽의 여론조사가 말해주듯 다수 국민은 언론이 다른 어느 집단보다 우리사회 민주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다. 제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면서 개혁이라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6·10항쟁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거듭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을 무력화하려 든 것 또한 비판 받을 일이다. 헌법과 법질서를 앞장서 흔듦으로써 6·10항쟁이 이룩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자신의 모습을 왜 노 대통령은 보지 못하는가. 지역구도를 이용한 정치 못지않게 계층 갈등을 이용한 정치도 척결돼야 한다. 특권세력이니, 기득권이니 하며 끊임없이 편을 가르고 이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것은 6·10항쟁의 정신을 더럽히는 일이다.“눈앞의 정치에 급급해하지 말라.”는 주문을, 노 대통령은 정치권에 앞서 자신에게 해야 한다.

2007-06-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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