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취재하다 보면 복잡한 감정이 생긴다. 태산을 마주한 듯한 경외감과 동시에 언제까지 한국 정치가 양김씨 그늘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금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의 대립 양상은 대통령이 되기 전 양김씨 행적을 빼닮았다.
양김정치는 일정 국민의 지지를 반(半)영구적으로 확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영·호남이라는 지역기반과 함께 오랜 세월 민주화투쟁을 통해 쌓은 결과물이다. 양김씨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능력을 갖게 되었다. 특정지역에서 양김씨의 공천은 당선이었다. 때문에 양김씨가 어떤 결정을 해도 수하 세력은 따라왔다. 수시로 당을 깨고 만들 수 있는,‘정치적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던 셈이다.
양김씨는 고정지지층을 바탕으로 선거판을 요리했다.4자필승론,3당합당,DJP 지역연합 등 30% 안팎의 지지율로 당선되는 비법을 다양하게 추구했다. 범여권이 지리멸렬하자 이명박·박근혜씨가 45∼20% 지지율로 오랜 기간 1,2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서 착시현상이 생긴다. 자신의 지지층 대부분은 고정불변이라고. 양김씨처럼 버티고, 깨고, 붙일 능력이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한때 이종찬씨의 인기가 YS를 앞질렀다. 이씨는 탈당했지만 지지층은 따라가지 않았다.97년 대선에선 이인제씨가 비슷한 환상을 갖고 독자출마의 길을 걸었다. 그 역시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얼마전 이번 대선을 전망하는 책을 냈다. 대선 핵심포인트를 10가지로 요약했는데 첫번째가 ‘대세론은 견고하지 않다.’였다. 양김씨 이후 대선 레이스를 ‘롤러코스터’로 봤다. 누구라도 내리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분의 본질은 경선 룰에 있지 않다. 이·박 두 사람이 그들의 위상을 양김씨와 동렬에 놓는다면 어떤 이유로든 당은 깨진다. 그러나 두 주자는 고정지지층을 놓고 불안해한다. 다자구도의 강렬한 유혹 속에서도 한나라당을 떠나면 패배한다는 심중을 내비친다. 이·박의 최종선택을 지켜볼 일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양김정치는 일정 국민의 지지를 반(半)영구적으로 확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영·호남이라는 지역기반과 함께 오랜 세월 민주화투쟁을 통해 쌓은 결과물이다. 양김씨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능력을 갖게 되었다. 특정지역에서 양김씨의 공천은 당선이었다. 때문에 양김씨가 어떤 결정을 해도 수하 세력은 따라왔다. 수시로 당을 깨고 만들 수 있는,‘정치적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던 셈이다.
양김씨는 고정지지층을 바탕으로 선거판을 요리했다.4자필승론,3당합당,DJP 지역연합 등 30% 안팎의 지지율로 당선되는 비법을 다양하게 추구했다. 범여권이 지리멸렬하자 이명박·박근혜씨가 45∼20% 지지율로 오랜 기간 1,2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서 착시현상이 생긴다. 자신의 지지층 대부분은 고정불변이라고. 양김씨처럼 버티고, 깨고, 붙일 능력이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한때 이종찬씨의 인기가 YS를 앞질렀다. 이씨는 탈당했지만 지지층은 따라가지 않았다.97년 대선에선 이인제씨가 비슷한 환상을 갖고 독자출마의 길을 걸었다. 그 역시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얼마전 이번 대선을 전망하는 책을 냈다. 대선 핵심포인트를 10가지로 요약했는데 첫번째가 ‘대세론은 견고하지 않다.’였다. 양김씨 이후 대선 레이스를 ‘롤러코스터’로 봤다. 누구라도 내리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분의 본질은 경선 룰에 있지 않다. 이·박 두 사람이 그들의 위상을 양김씨와 동렬에 놓는다면 어떤 이유로든 당은 깨진다. 그러나 두 주자는 고정지지층을 놓고 불안해한다. 다자구도의 강렬한 유혹 속에서도 한나라당을 떠나면 패배한다는 심중을 내비친다. 이·박의 최종선택을 지켜볼 일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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