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독설이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잇따라 주저앉혔다는 분석은 일리가 있다. 지리멸렬한 범여권, 도토리 키재기식의 예비후보군. 과거 볼 수 없었던 대권경쟁 지형이 집권 말기 대통령의 레임덕을 늦추고 있다.
노 대통령이 비판하면 왜 견디질 못할까. 두가지 이유라고 본다. 첫째는 범여권의 통합후보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진보 쪽에 지분을 갖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비토하는 인사는 범여권이라고 해도 반쪽 후보밖에 안 된다. 이념적으로 진보 쪽, 그리고 호남 등 범여권 지지가 높은 지역의 표심은 통합후보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와 싸울 만하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쉽게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두번째는 명분과 현실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얘기가 맞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잘못된 시범에 환상을 갖고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당을 쪼개고, 새로 만들어도 지지층이 따라다니는 정치인을 앞으로 수십년안에 다시 보기 힘들지 모른다. 마치 양김씨나 되는 양 신당 운운 해봐야 유권자들은 코웃음 친다. 기존 정당 중심의 후보 창출과 연대·연합이 그래도 범여권의 기회를 높일 것이다.
독주(毒酒)를 머금은, 노 대통령의 섬뜩한 키스. 아직 무너지지 않은 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다. 정치판 경력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정운찬씨가 일찍 포기하는 바람에 죽음의 키스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지지율 10%선을 돌파해서 범여권내 대세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노 대통령이 감미로운 술을 머금은 키스를 하는 후보는 어떨까. 그 역시 살아남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의 인기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대선구도가 친노·반노 구도로 가면 범여권의 승리 확률은 뚝 떨어진다. 노 대통령의 비토를 받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선주자. 난해한 관계 설정에 성공할 때 범여권 주자에게 빛이 보인다. 그 옆에는 노 대통령에 필적하는 지분을 가진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버티고 있으니, 참으로 풀기 까다로운 고차방정식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노 대통령이 비판하면 왜 견디질 못할까. 두가지 이유라고 본다. 첫째는 범여권의 통합후보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진보 쪽에 지분을 갖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비토하는 인사는 범여권이라고 해도 반쪽 후보밖에 안 된다. 이념적으로 진보 쪽, 그리고 호남 등 범여권 지지가 높은 지역의 표심은 통합후보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와 싸울 만하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쉽게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두번째는 명분과 현실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얘기가 맞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잘못된 시범에 환상을 갖고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당을 쪼개고, 새로 만들어도 지지층이 따라다니는 정치인을 앞으로 수십년안에 다시 보기 힘들지 모른다. 마치 양김씨나 되는 양 신당 운운 해봐야 유권자들은 코웃음 친다. 기존 정당 중심의 후보 창출과 연대·연합이 그래도 범여권의 기회를 높일 것이다.
독주(毒酒)를 머금은, 노 대통령의 섬뜩한 키스. 아직 무너지지 않은 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다. 정치판 경력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정운찬씨가 일찍 포기하는 바람에 죽음의 키스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지지율 10%선을 돌파해서 범여권내 대세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노 대통령이 감미로운 술을 머금은 키스를 하는 후보는 어떨까. 그 역시 살아남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의 인기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대선구도가 친노·반노 구도로 가면 범여권의 승리 확률은 뚝 떨어진다. 노 대통령의 비토를 받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선주자. 난해한 관계 설정에 성공할 때 범여권 주자에게 빛이 보인다. 그 옆에는 노 대통령에 필적하는 지분을 가진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버티고 있으니, 참으로 풀기 까다로운 고차방정식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5-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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