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한 최향(14·여)·최혁(12) 남매와 최향미(17)양의 다급한 목소리가 멀리 라오스에서 날아들었다. 다섯해와 여섯해 전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각각 중국으로 탈출, 몇 해를 떠돈 뒤 라오스 국경을 넘다 붙잡힌 아이들의 겁에 질린 절규다.“조선에 끌려가기 전에 지옥 가든 천당 가든 죽을 겁니다. 조선에 가도 죽기는 마찬가진데요 뭐.” 아이들은 한 인권단체에 건넨 편지에서 “3000달러만 있으면 풀려날 수 있다. 그 돈 때문에 우리를 지옥으로 내치려느냐.”고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호소했다.
아이들은 지금 3개월 형을 선고받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근처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이미 복역기간은 끝났고, 조만간 북한으로 추방될 상황이라고 한다. 주라오스 북한 대사관 직원이 벌써 아이들 신원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아이들은 ‘죽기보다 싫은’ 북한땅으로 끌려가게 된다. 북한을 빠져 나온지 5년여,3200㎞의 험한 길을 걷고 달리며 키워 온 자유의 꿈을 잃게 된다.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비동맹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는 전통적으로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다. 비록 우리도 1995년 국교를 복원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북한의 영향력이 크다고 봐야 한다. 민간 난민지원단체의 노력만 쳐다 보고 있다간 낭패를 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탈북자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소극적 대응은 미국 의회에서까지 지탄받는 지경이다. 지난달 29일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데이나 로러배커 의원은 “한국 정부가 같은 코리안인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끔찍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선양 한국 총영사관의 허술한 대응 때문에 국군포로 탈북가족 9명이 속절없이 북송된 일을 국민들은 지금도 가슴 아픈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최향미, 최향, 최혁 이 세 아이에게만이라도 꼭 자유를 안겨주길 간곡히 촉구한다.
2007-04-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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