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5월15일에서 새학기 시작 전인 2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마음이 착잡하다. 이른바 촌지수수 등 스승의 날에 생기는 불미스러운 일을 없애 보겠다는 저간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교육부가 “국가기념일 변경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상관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6일 구성한 태스크포스(TF)에서 안건을 마련,6∼7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스승의 날에 휴업하는 학교가 50%에 육박함에 따라 스승의 날이 아니라 ‘우울한 날’이라고 일컬어져 왔다.”는 말로 날짜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승의 날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지난주 성명을 발표, 날짜 변경을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 입장을 지지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회원 7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이 날짜 변경에 반대했다고 5일 밝혔다. 교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꽃 한송이 이외엔 선물을 받지 말라는 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내려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주체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서울 강북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해마다 논쟁이 반복돼 안타깝다. 교사들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각자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스승의 날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등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선 교사들은 “그렇게 말이 많으면 아예 폐지하라.” “교사들이 부도덕한 게 뭐가 있느냐.”“스승의 날에 차라리 쉬고 싶다.” “스승의 날이 싫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애순 대변인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간 신뢰회복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스승의 날 시기변경에 대해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토론이 필요하다. 기념일 변경은 법령 사항이므로 시교육청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학부모들도 있다. 이들은 학년말인 2월로 하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사를 선별해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기중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교육주체들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스승의 날 변경이 현실을 감안한 고육책일지는 몰라도 상책(上策)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28년째 교편을 잡고 있다는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의 한 교장은 “촌지를 받아 보지도 않았고, 실제 갖다 주는 사람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제자들이 찾아와 소주 한 잔을 할 땐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2월로 옮겨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지역 RCY(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형편이 어려운 스승을 찾아 위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1982년 세종대왕 탄신일과 같은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살려야 한다. 학생들이 배제된 채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40만 교사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스승에게 꽃 한송이 달아드리고 정을 나누며 재미있는 수업이나 봉사활동 같은 이벤트 행사를 갖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부 학부모나 교사들의 의식이 문제라면 캐나다 등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초콜릿이나 책 등 정성이 담긴 선물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도 벤치마킹해봄직하다. 백화점 등 업체들도 값비싼 선물 이벤트전을 열며 스승의 날 이미지를 훼손하는 데 앞장서서는 곤란하다.
오승호 사회부장 osh@seoul.co.kr
스승의 날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지난주 성명을 발표, 날짜 변경을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 입장을 지지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회원 7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이 날짜 변경에 반대했다고 5일 밝혔다. 교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꽃 한송이 이외엔 선물을 받지 말라는 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내려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주체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서울 강북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해마다 논쟁이 반복돼 안타깝다. 교사들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각자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스승의 날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등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선 교사들은 “그렇게 말이 많으면 아예 폐지하라.” “교사들이 부도덕한 게 뭐가 있느냐.”“스승의 날에 차라리 쉬고 싶다.” “스승의 날이 싫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애순 대변인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간 신뢰회복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스승의 날 시기변경에 대해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토론이 필요하다. 기념일 변경은 법령 사항이므로 시교육청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학부모들도 있다. 이들은 학년말인 2월로 하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사를 선별해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기중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교육주체들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스승의 날 변경이 현실을 감안한 고육책일지는 몰라도 상책(上策)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28년째 교편을 잡고 있다는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의 한 교장은 “촌지를 받아 보지도 않았고, 실제 갖다 주는 사람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제자들이 찾아와 소주 한 잔을 할 땐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2월로 옮겨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지역 RCY(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형편이 어려운 스승을 찾아 위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1982년 세종대왕 탄신일과 같은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살려야 한다. 학생들이 배제된 채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40만 교사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스승에게 꽃 한송이 달아드리고 정을 나누며 재미있는 수업이나 봉사활동 같은 이벤트 행사를 갖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부 학부모나 교사들의 의식이 문제라면 캐나다 등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초콜릿이나 책 등 정성이 담긴 선물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도 벤치마킹해봄직하다. 백화점 등 업체들도 값비싼 선물 이벤트전을 열며 스승의 날 이미지를 훼손하는 데 앞장서서는 곤란하다.
오승호 사회부장 osh@seoul.co.kr
2007-04-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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