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매출액이 2조원에 달하는 기업 회장이 자서전을 보내왔다. 어릴 적 고생을 엄청 했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버지와 새엄마의 모진 학대와 매질. 친엄마는 서울로 식모살이 떠나고…. 동생들을 남겨둔 채 본인도 가출. 고향에 다시 돌아온 뒤에도 새엄마가 괴롭히자 칼을 품고 찾아간 때가 20대 초반.
새엄마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힘을 주려는 순간, 선명한 핏자국이 교회의 빨간 십자가와 겹쳐 보였다고 했다. 종교의 힘이 막판에 그가 칼을 버리도록 했다. 새엄마를 용서한 순간 어린시절의 응어리가 풀리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그가 살인을 했더라면 어찌 됐을까.
부친의 바람기에 관해서는 동병상련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어머니의 속을 꽤 썩였다. 어린 시절 한때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지금 그런 마음은 없다. 자서전을 쓴 회장은 아버지가 심은 응어리를 스스로 풀면서 새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나 역시 “가족에게 상처주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으로 새기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새엄마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힘을 주려는 순간, 선명한 핏자국이 교회의 빨간 십자가와 겹쳐 보였다고 했다. 종교의 힘이 막판에 그가 칼을 버리도록 했다. 새엄마를 용서한 순간 어린시절의 응어리가 풀리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그가 살인을 했더라면 어찌 됐을까.
부친의 바람기에 관해서는 동병상련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어머니의 속을 꽤 썩였다. 어린 시절 한때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지금 그런 마음은 없다. 자서전을 쓴 회장은 아버지가 심은 응어리를 스스로 풀면서 새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나 역시 “가족에게 상처주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으로 새기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3-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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