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왜 3% 퇴출인가?/이창원 한성대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장

[시론] 왜 3% 퇴출인가?/이창원 한성대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장

입력 2007-03-30 00:00
수정 2007-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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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경기도 부천에서 시작된 ‘부적격 무능 공무원 퇴출제’는 울산을 거쳐 서울, 부산, 경남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자치단체뿐 아니라 중앙정부와 공기업까지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도 대단하다. 어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68%의 국민이 서울시가 추진 중인 ‘3% 퇴출’ 방침에 찬성했고, 특히 서울시 거주자의 찬성률은 7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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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그러면, 공무원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은 왜 이렇게 악화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특히 IMF 금융위기 이후 민간기업의 경우 나름대로 감축경영을 위한 구조조정과 명퇴제도를 활성화하여 어느 정도 체질개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도리어 심각하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반면에 공무원들은 사실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거나 파면되지 않으면 정년까지 근무토록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정부’는 ‘고도 비만형 정부조직’을 추구하여 정부 출범 후 4년간 전체 공무원이 무려 4만 8000여명이나 늘어났는데, 철도청이 2년 전에 한국철도공사로 전환하면서 빠져나간 인력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인원증가는 8만명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도 비만형 정부조직’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어떠한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우리 정부의 행정효율을 2005년 31위에서 지난해에는 60개국 중 47위로 끌어내렸고, 세계경제포럼(WEF)도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2005년 19위에서 지난해 24위로 평가하였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감축관리와 효율성 위주의 조직관리를 해도 국가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판에 정부는 방만한 정부조직운영으로 민간부문 직장인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국외 유수의 평가기관 평가 결과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공공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더욱이 무능한 공무원에 대한 퇴출은 시대의 대세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러한 제도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무능 공무원 퇴출제’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인사행정의 여러 변수 중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지속적인 능력발전 및 높은 근무의욕의 유지’에 두어야 하지 퇴출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지금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지만 보다 체계화되고 실질적인 ‘직무분석’과 이를 근거로 누가 보더라도 타당성 있는 ‘근무성적평정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번처럼 ‘하위직 위주의 퇴출’,‘힘없는 부서 위주의 퇴출’,‘3%의 획일적 퇴출’ 등은 설득력이 없게 될 것이다. 타당성 있는 ‘근무성적평정’은 우선 사람에 근거를 둔 평가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타당성 있는 평가요소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직무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타당한 측정요소를 구비하여야 하며, 현안에 대해 측정가능하고 측정방법이 과학적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자치단체의 인사위원회 기능 강화와 평정결과의 공개, 구제절차로서 소청(訴請)의 허용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무능 공무원 퇴출제’를 원칙적으로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제도의 진정한 취지가 크게 손상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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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장
2007-03-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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