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동세 신설’ 지자제 훼손 우려/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기고] ‘공동세 신설’ 지자제 훼손 우려/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2007-03-19 00:00
수정 2007-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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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자치구가 거둬들이는 재산세의 절반을 공동세로 조성, 재정불균형을 완화하자는 취지의 ‘지방세 50% 공동세’ 안을 둘러싸고 자치구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공동세안에 찬성하는 자치구는 노원, 강북 등 19곳이고 강남, 서초, 중구 등 세수감소가 예상되는 나머지 6곳은 반대하고 있다.

공동세란 표면적으로 모든 자치구가 50%란 비율을 같이 부담하지만 이면에는 ‘부자구’의 세수를 가져다가 ‘가난한 구’에 나눠 줘 자치구간 재정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세금이다.

이처럼 쾌도난마식 해결 방법은 통쾌하기도 하고, 쉬워 보인다. 희생하는 입장은 소수고, 혜택을 보는 입장은 다수라 밀어붙이면 소수는 이기주의자로 낙인찍혀도 호소할 데도 없다.

공동세안을 찬성하는 측에선 구간 자치재원의 격차가 구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상대적 박탈감을 줌으로써 건전한 지방자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한다.

재정독립 없이 진정한 지방자치가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때는 중앙에 대한 예속도를 낮추고, 지방자치제의 발전을 위해 아예 중앙교부금을 없애자는 논의까지 있었다.

공동세안이 실행되면 자치구의 중앙교부금에 대한 의존이 커질 것이고, 시에 대한 예속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반영, 우여곡절 끝에 1995년 어렵게 실현된 지방자치주의가 발전은커녕, 후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다음으로 자치구간 불균형해소를 위해 이 법안이 과연 효과적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공동세안에 따라 자립도가 높은 강남, 서초 등 6개구로부터 1700억원을 거둬들인다고 해도 나머지 19개구에 공동분배하면 한개 구에 가는 돈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 액수로는 자치구의 자립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나마 자립도가 높은 구들은 자립도가 낮아지고, 자립도가 낮았던 구들은 제자리에 머물게 돼 자칫 하향평준화 우려가 있다. 또 세수확보를 위한 지역개발이나 기업유치 등을 등한히 함으로써 전체적 발전이 지체될 수 있다.

일부에선 강남권 특혜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강남 발전이 서울시 차원의 도시계획과 개발계획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강남개발이 강북의 희생과 양보로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그러나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강남개발은 강남 거주민들이 평균 37%의 토지를 개발비용으로 부담했고, 서울시는 강남 개발에 따른 별도의 비용을 들인 것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공동세로 부담이 커질 일부 자치구들은 이미 상당한 액수의 종합부동산세를 부담하고 있다. 해마다 그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구는 지난해 약 3000억원을 납부했다. 이 돈은 다른 자치단체에 나눠주는 교부금 재원으로 이미 쓰이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또다시 공동기금을 조성, 해당구의 재산세를 다른 자치구에 나눠준다면 이중부담인 셈이다.

자치구간 재정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공동협력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건전한 공동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세 개정에 앞서 국세와 지방세, 서울시세와 자치구세의 세원배분 구조를 재검토해 기초자치단체의 재원을 충실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국세의 일부를 서울시세로 하고 서울시세 가운데 일부 세목을 자치구세로 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의 재원을 높여주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국세인 종부세를 광역시세로 하여 서울에서 걷히는 약 1조원을 서울시에서 사용하고 서울시에서는 이에 상응한 세목을 자치구에 나누어 주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의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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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2007-03-1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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