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통은 늘 살아 있다. 활기가 넘친다. 청계천, 을지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개인적으론 종묘 건너편 4가 거리가 푸근하다. 지금도 아날로그다. 풍광, 그리고 오가는 사람 마찬가지다. 어설픈 약장수가 구경꾼을 모으고, 주변 야바위꾼도 덩달아 신이 난다. 만능 세척제, 다기능 공구의 묘기꾼 역시 십수년 전 그대로다. 이렇게 정지된 공간이 4대문 안에 또 있을까.
한땐 꽤 큰 레코드 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구하기 힘든 LP음반도 어딘가에 박혀 있었다. 가요, 클래식 가리지 않는다. 위일청 유가화 명혜원의 초기 음반을 여기서 만났다. 라벨, 사라사테, 파가니니의 다양한 버전도 이 곳에선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제 음반 가게는 거의 없다. 음반시장 쇠락 때문이다. 디지털의 그림자다.LP판 바늘을 구하러 자주 찾았던 가게도 한참 전 문을 닫았다. 판은 꽤 모았는데, 이따금 바늘 걱정이다. 홀로 남은 S가게의 간판이 오히려 어색하다.
그래도 거리는 지난날을 아쉬워 않는다. 봄비 뒤의 모습이 청명하다. 차이코프스키의 ‘3월 종달새’를 듣고 싶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한땐 꽤 큰 레코드 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구하기 힘든 LP음반도 어딘가에 박혀 있었다. 가요, 클래식 가리지 않는다. 위일청 유가화 명혜원의 초기 음반을 여기서 만났다. 라벨, 사라사테, 파가니니의 다양한 버전도 이 곳에선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제 음반 가게는 거의 없다. 음반시장 쇠락 때문이다. 디지털의 그림자다.LP판 바늘을 구하러 자주 찾았던 가게도 한참 전 문을 닫았다. 판은 꽤 모았는데, 이따금 바늘 걱정이다. 홀로 남은 S가게의 간판이 오히려 어색하다.
그래도 거리는 지난날을 아쉬워 않는다. 봄비 뒤의 모습이 청명하다. 차이코프스키의 ‘3월 종달새’를 듣고 싶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2007-03-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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