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지난해 12월 정부는 내수경기 부진 타개방안의 하나로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중에 문화접대비 도입이 특히 눈길을 끈다. 왜냐하면 문화접대비 도입은 문화예술단체들이 과거부터 끊임없이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핵심은 기업이 총접대비의 5% 이상을 각종 공연 관람권 구입 등 문화접대비에 지출하면 향후 2년간 한시적으로 접대비 한도액의 10%까지 손비로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여기 공연에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음악회, 전시회, 운동경기가 포함된다.
이번 문화접대비 법안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기업 입장과 문화예술단체 입장에서 한번 보자.
우선 한 기업의 문화접대비가 총접대비의 5% 이상을 초과해야 하기 때문에 5%를 넘기지 않으면 추가 손비인정을 받지 못한다.5%를 넘으려면 기업의 홍보, 마케팅부서 이외의 다른 부서들도 문화접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문화접대비가 문화예술단체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문화접대비 도입으로 인해 대중성과 상업성이 많은 대형공연장은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동숭로처럼 좌석 수가 적은 공연장이나 순수예술공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기업들의 관심이 적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예술단체간의 양극화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짙다. 그리고 미술전시 티켓보다는 공연 티켓을 선호하기 때문에 공연과 전시간의 간격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또기업이 다량으로 티켓을 구매하여 우수 고객이나 협력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공연 티켓은 공짜라는 과거의 나쁜 인식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문화접대비는 분명 한걸음 더 나아간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앞서 말한 대로 5% 한도 규정을 앞으로 2년간 적용할 것이기 때문에 경과 상황을 잘 지켜본 다음에 문화접대비 정책이 보다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수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문화접대비가 총접대비의 5%를 넘도록 술·골프 같은 다른 접대비를 문화접대로 대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티켓을 구입할 때에도 대형·중소형 문화단체의 간격, 공연·전시단체간의 간격을 고려한 균형있는 티켓 구입을 하면 좋다.
문화예술산업이 왜 우리에게 그토록 중요한가. 문화예술은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상상력의 원천이고 우리의 기와 감수성을 고취한다. 그리고 고용효과가 높고 요즘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관광수지를 호전시키는 매우 매력적인 산업이다.
최근 비보이가 인기를 끌면서 비보이를 관람하러 오는 외국 관광객이 늘고 있다. 문화예술의 발전은 내국인에게만 효과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을 불러들여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이 문화접대비를 잘 활용하여 경제 활성화의 지렛대로 삼으면 좋겠다. 기업은 돈을 버는 것도 잘해야 하지만 돈을 쓰는 것도 잘해야 한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2007-03-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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