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지신(徙木之信)이란 말이 있다. 중국 진(秦)나라 상앙이 수도의 남문에 세워둔 큰 나무를 북문까지 옮기는 자에게 상금을 준다는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킴으로써 법령의 미더움을 보여줬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정치이건, 행정이건 간에 백성에게 약속한 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
참여정부는 출범과 함께 다음의 약속을 했다. 수도권에 조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각종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이전하는 지역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약속의 골자다. 이 약속은 일부 기득권세력과 수도권 자치단체의 반발에도 전국 10곳에 새로운 혁신도시가 건설되는 방향으로 실현되고 있다.
전북의 경우 토지공사를 비롯한 13개 공공기관이 옮겨오고, 완주군 이서면과 전주시 만성동 일대 280만평 일대에 혁신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다. 전북 혁신도시가 본래 계획대로 명품도시로 건설될 경우 앞으로 전북이 환황해권의 중심기지로 발전하는 데 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북 혁신도시 추진상황을 보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관련부서에선 상금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북 혁신도시가 기본구상 원칙은 지켜지지 않은 채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의 수익논리에 파묻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완주군은 혁신도시가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40여 차례나 의견을 제출했다. 토공은 그럼에도 성의있는 협의에 임하지 않았고, 혁신도시 건설을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같은 토공의 의도는 지난달 14일 발표된 개발계획안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토공은 도심의 대부분을 전주 쪽에 집중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전주2공단∼법조타운 및 장동 유통단지∼혁신도시를 연결하는 전주 서부지역 개발촉진에 중점을 뒀다. 별도의 자족도시, 즉 신도시형인 전북 혁신도시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배치다. 또한 전주지역에 공동주택지가 집중 배치돼 혁신도시를 수익논리로 바라보는 토공의 시각이 헛된 말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란 혁신도시의 기본취지는 토공에는 단지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개발계획안을 보면 혁신도시 내 도로망을 종전 2개에서 1개로 축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개발비용을 조금 절약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지역간 혁신역량 강화란 큰 그림을 고려할 경우 두지 말아야 할 악수이다.
토공은 아울러 자신을 비롯한 주요 이전기관을 전주 쪽에 배치함으로써 지역차별정책을 가시화했고, 무엇보다 도시부 용도지역 배분에 있어 인구유발효과는 미미한 대신 관리비용만 높은 공원·녹지·하수처리시설 등을 모두 완주지역에 배치했다. 한마디로 개발계획안은 별도의 자족도시, 지리적 중심 및 교통 요충지로의 중심지구 배치 등의 기본구상원칙과 부합하지 않고, 오직 사업시행자의 이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이같은 개발계획안에 따라 건설된 전북 혁신도시가 과연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하고,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작금의 혁신도시 추진상황은 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방적 추진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전북 혁신도시는 기본구상 원칙에 맞게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되고, 이전기관의 고른 배치 및 동서간 도로망 확충, 도시부 용도지역의 균형 배분, 환경기초시설 배치 재검토 등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전북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주민의 환영 속에 건설되고, 나아가 전북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임정엽 전라북도 완주군수
참여정부는 출범과 함께 다음의 약속을 했다. 수도권에 조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각종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이전하는 지역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약속의 골자다. 이 약속은 일부 기득권세력과 수도권 자치단체의 반발에도 전국 10곳에 새로운 혁신도시가 건설되는 방향으로 실현되고 있다.
전북의 경우 토지공사를 비롯한 13개 공공기관이 옮겨오고, 완주군 이서면과 전주시 만성동 일대 280만평 일대에 혁신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다. 전북 혁신도시가 본래 계획대로 명품도시로 건설될 경우 앞으로 전북이 환황해권의 중심기지로 발전하는 데 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북 혁신도시 추진상황을 보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관련부서에선 상금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북 혁신도시가 기본구상 원칙은 지켜지지 않은 채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의 수익논리에 파묻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완주군은 혁신도시가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40여 차례나 의견을 제출했다. 토공은 그럼에도 성의있는 협의에 임하지 않았고, 혁신도시 건설을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같은 토공의 의도는 지난달 14일 발표된 개발계획안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토공은 도심의 대부분을 전주 쪽에 집중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전주2공단∼법조타운 및 장동 유통단지∼혁신도시를 연결하는 전주 서부지역 개발촉진에 중점을 뒀다. 별도의 자족도시, 즉 신도시형인 전북 혁신도시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배치다. 또한 전주지역에 공동주택지가 집중 배치돼 혁신도시를 수익논리로 바라보는 토공의 시각이 헛된 말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란 혁신도시의 기본취지는 토공에는 단지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개발계획안을 보면 혁신도시 내 도로망을 종전 2개에서 1개로 축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개발비용을 조금 절약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지역간 혁신역량 강화란 큰 그림을 고려할 경우 두지 말아야 할 악수이다.
토공은 아울러 자신을 비롯한 주요 이전기관을 전주 쪽에 배치함으로써 지역차별정책을 가시화했고, 무엇보다 도시부 용도지역 배분에 있어 인구유발효과는 미미한 대신 관리비용만 높은 공원·녹지·하수처리시설 등을 모두 완주지역에 배치했다. 한마디로 개발계획안은 별도의 자족도시, 지리적 중심 및 교통 요충지로의 중심지구 배치 등의 기본구상원칙과 부합하지 않고, 오직 사업시행자의 이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이같은 개발계획안에 따라 건설된 전북 혁신도시가 과연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하고,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작금의 혁신도시 추진상황은 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방적 추진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전북 혁신도시는 기본구상 원칙에 맞게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되고, 이전기관의 고른 배치 및 동서간 도로망 확충, 도시부 용도지역의 균형 배분, 환경기초시설 배치 재검토 등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전북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주민의 환영 속에 건설되고, 나아가 전북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임정엽 전라북도 완주군수
2007-03-02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