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관광, 자원이 아니라 시장을 개발해야/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시론] 관광, 자원이 아니라 시장을 개발해야/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입력 2006-11-17 00:00
수정 2006-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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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크고작은 관광개발 붐이 일고 있다. 무안과 태안, 영암해남 3개 관광레저도시를 비롯하여 시화·새만금·군산 그리고 전남 일원의 J프로젝트와 제주국제자유도시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관광개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들 관광개발 프로젝트의 총 개발비용만 50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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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관광학
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관광학
관광은 개발방식에 따라 고용증대와 소득유발, 세수증대 등 경제적 효과와 지역 생활환경의 개선과 지역이미지 제고 등 경제외적 효과가 다른 어느 산업분야보다 큰 산업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관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각 국가와 도시들이 관광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관광개발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는 이유는 실현가능성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관광개발이 모두 성공적이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왜 지역을 살리는데 충분하지 못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역은 어렵다. 그래서 일단 계획을 발표하고, 재원은 중앙정부에서 도와달라는 논리는 곤란하다. 정부의 지원만 있으면, 대규모로 관광개발만 하면 저절로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란 믿음을 이제는 버릴 때가 됐다. 정부에서 지정한 몇몇 관광단지를 보라.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걸음이지 않은가.

막연한 기대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지역 여건에 맞는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시장이다. 그동안 정부와 자치단체의 관광개발정책은 늘 컨테이너(형식과 틀)를 만드는 데 급급해 콘텐츠(내용과 실질)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개발만 있고 상품은 없었다. 관광개발이란 ‘자원’이 아니라 ‘시장’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자원이 있으니 골프장과 리조트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어떤 매력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이며,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어떤 즐거움과 감동을 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지역의 장단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결점도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개성이 된다. 안동의 종가체험상품, 전주의 한옥마을, 신안과 남해의 소규모 리조트가 좋은 예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본래 소재거리가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소재로 기발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일본 오이타지방의 유후인(湯布院)은 ‘영화관 하나 없는 시골, 그러나 그곳에 영화가 있다’는 컨셉트로 세계적인 영화제를 열어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어떤 사업이든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고객을 끌어들이는 힘’이 바로 ‘돈의 흐름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라스베이거스는 황량한 사막도시에서 카지노 도시를 거쳐 오늘날 최고의 컨벤션과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전 세계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골프장과 카지노 일변도의 현재 개발내용으로 곤란하다.

마음을 파는 시대이다.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큰 돈 들여 대형 건물부터 짓고 보자는 태도는 위험하다.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와 이야기를 담는 관광지 개발이 필요하다. 진정한 관광자원이란 ‘지역사람들 스스로 자랑하고 싶은 것’이어야 하며, 관광개발이란 지역주민들 스스로가 자랑할 수 있는 상품과 이벤트, 가치(value)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관광지는 결코 규모의 크고 작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6-11-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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