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흐뭇한 작전세력/ 송한수 출판부 차장

[길섶에서] 흐뭇한 작전세력/ 송한수 출판부 차장

입력 2006-11-13 00:00
수정 2006-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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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매무새에 얼굴도 하얀 어르신은 까만 가방을 만지작거렸다. 주말 회사 앞에서 열린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엔 참사랑이 넘실댔다. 누군가 슬쩍 거들었다.“비싼 가방인데….”

어르신은 그제야 앞치마를 두른 ‘아름다운 가게’ 점원을 느리게 올려다본다.“아니, 비싸지 않아요. 여기 꼬리표에 7000원이라고 쓰였잖아요?”먼저 말을 붙인 자원봉사자는 한푼이라도 더 벌어들이자는 속셈(?)이 아니었을까. 시중에서 비싸게 팔리는 물건이니 놓치지 말라는 뜻으로. 그런데 곧장 돌아온 대답은 “필요한 물건을 싼 값에 차지하고, 그 돈은 좋은 데 쓰이니 절대 비싸지 않다.”로 들렸다. 여기저기 웃음꽃이 터졌다. 유명인사들의 기증품을 경매에 부치자 자꾸 치솟는 가격을 두고 사회자는 “혹시 작전세력 아닌가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흐뭇한 작전세력의 출현으로 비쳤다. 버거운 삶이야 암만 늘어도 포근한 맘씨는 우리네 앞뒤로 줄지어 희망이 얼어붙진 않는다.‘지옥에도 부처가 있다.’는 격언처럼 말이다.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2006-11-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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