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어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의 언급이 중국에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북·미간 중재가 쉽지 않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앞서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어야 대화에 나가겠다고 김 위원장이 밝혔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미 모두가 유연해지지 않으면 북핵은 풀리지 않는다.
미·중 외교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에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도록 경고한 점은 의미가 있다. 우리는 중국이 2차 핵실험이나 핵무기 이전을 하지 말라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을 것으로 믿는다. 미·중 회담을 통해 중국의 의지를 공개 확인한 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위험한 불법물질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조한 반면 리자오싱 부장은 외교적 방식을 앞세웠다. 두나라간 시각차가 메워지지 않으면 북한이 틈새를 파고 든다.
라이스 장관을 따로 만난 탕자쉬안 위원은 자신의 방북이 “헛되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북·미 대립에도 불구, 중재 여지가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부터 추가 핵실험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6자회담 재개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북·미는 중국 중재로 시작된 간접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
탕자쉬안 위원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한측과 절충 가능성도 보이는 만큼 북·미 고위급 회동을 갖는 게 북핵 난제를 푸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뉴욕 혹은 베이징 채널을 통해 북·미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방법 역시 괜찮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도 북·미 대화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2006-10-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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