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뉴·뉴 대결/이목희 논설위원

[씨줄날줄] 뉴·뉴 대결/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6-09-28 00:00
수정 2006-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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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이 속성이긴 하지만, 너무 한다 싶을 때가 있다. 뉴라이트, 뉴레프트 논란이 그 중 하나다. 광복 이후 50여년간 정치세력으로서 변변한 좌파가 없었다고 본다. 그렇다고 제대로된 우파가 존재했는지도 의심스럽다. 시장을 무시하고, 정부가 경제계획을 주도했던 과거 정권을 정통 우파라고 부르기 쑥스럽기 때문이다. 좌·우파의 개념이 모호한데 신(新)자를 붙인 세력이 마구 생겨나니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뉴라이트의 범주에 드는 단체가 또 생겼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은 한반도선진화재단이다. 박 이사장은 한때 한나라당에 몸담았고, 보수파의 대표 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낼 무렵 그는 개혁파의 선봉이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에 취재차 들르면 박 수석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대단했다.“이상을 추구하는 젊은 학자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견제를 뚫고 사법개혁을 포함, 정치·교육·노동개혁의 기초를 쌓은 이가 박 이사장이었다.

한반도선진화재단만큼은 다른 뉴라이트 단체들과 달랐으면 한다. 이념적 정체성은 제쳐둔 채 정파연합을 주도하는 식은 곤란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이 합쳐지는 게 뉴라이트라고 한다면 웃음거리밖에 안된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씨 세력간 연합을 뉴레프트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왕 우파·좌파를 뛰어넘어 ‘뉴’라는 말을 붙이려면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 고개가 끄덕여질 이론적 토대가 필요하다.

뉴라이트에 비해 뉴레프트 운동은 약한 편이다. 뉴레프트쪽에도 쟁쟁한 이론가들이 결집해 활발한 토론 대결을 벌였으면 한다. 토론에 앞서 양쪽은 몇가지 전제에 합의했으면 좋겠다. 극단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극우·극좌 인사는 참여시키지 말아야 한다. 특정 정당의 대선승리만을 목표로 해서도 안된다. 중도 표방이 여야를 모두 혐오하는 유권자 흡인을 위한 일회용이어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차별성을 흐트리지 말아야 한다. 내년 대선 후보검증 기준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대북 햇볕정책, 재벌정책 등 몇가지 어젠다가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6-09-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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