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행게임 규제 가로막은 국회 문광위

[사설] 사행게임 규제 가로막은 국회 문광위

입력 2006-08-25 00:00
수정 2006-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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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사태로 속속 드러나는 비리와 무능의 난맥상이 연일 국민을 한숨짓게 한다. 유력인사들이 배후로 거론되는 그 비리의 흑막은 접어두고라도 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회의 행태만 봐도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사행성 게임을 금지하는 정부 법안을 국회가 나서 제동을 걸었다고 하니 도무지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가늠조차 어렵다.

지난해 말 정부는 사행성 오락게임을 도박게임으로 분류, 일반 게임과 구분짓는 입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회 문화관광위 심의 과정에서 몇몇 여야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이를 가로막았다고 한다. 당시 속기록엔 “사행성 게임이 큰 시장인데, 이를 게임산업에서 빼버리면 문제가 있다.” “카지노나 경마 모사 게임을 사행성 게임이라는 개념으로 만드는 건 옳지 않다.”는 의원들의 주장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심지어 “1만 4000개 업소에 수백만명이 이용하는데 이를 원점으로 돌리면(도박으로 규제하면) 선의의 피해자들은 누가 보상해 주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도박게임업자나 할 법한 소리를 국회의원들이 한 것이다.

물론 정부의 사행성 게임 일괄규제안은 이들의 주장처럼 지나친 규제이거나, 그간의 실정을 단번에 덮으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게임산업 키우기에만 열을 올렸을 뿐 도박게임의 폐해는 뒷전으로 미뤄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 의원이 발의한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을 이런저런 이유로 폐기한 것도 엇비슷한 맥락이다.

게임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챙긴 국회의원만 십수명에 이른다. 대가성이 없다고들 항변하지만 정치권이 이들의 입김에서 마냥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검찰수사와 별개로 총체적 난맥상을 가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

2006-08-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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