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효도 받으려면/우득정 논설위원

[길섶에서] 효도 받으려면/우득정 논설위원

우득정 기자
입력 2006-08-16 00:00
수정 2006-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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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환갑을 맞은 어느 변호사가 전한 부모 대접받기 요령이다. 그는 할인매장에서 싸구려 기성복을 사입으면서도 자녀들에게는 명품을 사입히는 등 ‘내리 사랑’을 충실히 지켰다고 한다. 그런데 자녀들이 결혼을 한 뒤 생일선물로 ‘아버지는 원래 이런 옷만 입으신다.’며 싸구려 티셔츠를 사가지고 왔다. 딸·사위를 만날 때면 항상 지갑을 아낌없이 털어주곤 했는데 ‘이럴 수가’하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어느날 최고급 맞춤 양복에 실크 와이셔츠를 입고 딸과 사위 앞에서 앞으로는 싸구려를 입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빌라 한채를 사주면서도 딸과 사위에게 정기이자율을 적용해 3년 거치 5년 분할상환하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표변한 아버지의 모습에 당황하는 듯하더니 마침내 생일날 최고급 티셔츠를 사들고 나타났다. 효도도 가는 말이 더러워야 오는 말이 곱다는 식이 된 셈이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생전에 늘 우리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한데 비벼 드셨다. 진짜 좋아서 그런 줄로 알았던 짧은 소견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6-08-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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