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의 별칭은 ‘미스터 쓴소리’다. 바른 소리를 잘하고 원칙을 지키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가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2년 3개월 만에 정치무대로 복귀하자 여러 해설이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던 세력의 복권과 정계개편 점화가 대표적이다. 조 전 대표 자신은 담담한데 주위에서 입방아를 찧는다. 조 전 대표가 특유의 균형감각을 발휘해 정치판이 더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조 전 대표가 2004년 국회의 노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에 앞장섰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의 당선이 당시 탄핵소추를 정당화했다면서 탄핵 재추진 가능성까지 시사해선 안 된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지금 국민투표를 하면 탄핵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필요성이 있으면 그것(탄핵)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조 전 대표는 탄핵세력 연대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선거기간 중 여당측이 나를 탄핵의 주역이라고 공격해 맞받아쳤을 뿐”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실정을 거듭하는 정부·여당을 강력히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임기를 가진 대통령을 툭하면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언행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정계개편도 마찬가지다. 국민경제가 어렵고, 안보상황이 심상찮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정계개편을 강력히 부채질할 움직임이다. 내년 대통령선거가 아직 멀었는데 정치판을 흔들어 대권구도를 유리하게 만드는 일에 몰두해서야 되겠는가. 이 부분에서도 조 전 대표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는 인위적 정계개편에 반대한다는 소신을 과거 여러차례 피력했었다. 이념과 노선, 정강정책이 다른 정파와의 야합이라면 조 전 대표가 앞장서 막길 바란다.
2006-07-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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