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1일자 1면 사고를 통해 사장님을 비롯한 세 분의 낯익은 성함과 우리은행 출신 부사장님 등 다섯 분이 서울신문을 이끌 것이라고 독자들에게 공표했습니다. 취임을 계기로 ‘꿈★은 이뤄진다’는 친숙한 구호가 서울신문에서 구현되길 기대해 봅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임원진에게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마지막 옴부즈맨 칼럼이라 세세한 지면평가보다 더 중요하리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취임 하루 전인 지난주 금요일자 도하 신문들은 헌법재판소의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 대한 위헌 소송사건에 대한 결정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새 임원 분들도 꼼꼼히 읽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결정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신문의 보도태도는 우리 신문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도로는 없고 목적지만 표시된 지도였습니다. 소아적 이기주의만 횡행했습니다.
저는 이번 결정의 핵심인 ‘국가의 신문산업 지원제도 공인(公認)’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적 가치가 우선하는 사기업 신문사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타당합니다. 경영자료를 국민에게 알리라는 조건만 붙은 것이었습니다.
신문사주가 불법을 저질러도 ‘언론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을 변호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광고주들은 발행부수와 유가부수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신문에 광고를 해왔습니다. 광고주협회가 조사하는 결과가 모든 신문업계 내부의 커다란 뉴스거리였습니다.
2년 전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75만 6500부를 발행하는 ‘댈러스 모닝 뉴스’라는 신문이 3만 9000부를 부풀렸다며 광고주들에게 230억원을 배상하고 경영담당 부사장이 사임했습니다. 또 ‘뉴스 데이’라는 신문과 ’시카고 선-타임스’도 이와 비슷한 곡절을 겪었습니다.
사장님은 이제 신문협회에서도 발언할 기회가 많을 겁니다. 신문업계가 공생하고 파이를 키우는 일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문협회가 특정 신문사들의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돼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신문을 만들어도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정지역에선 보고 싶은 신문도 배달이 되지 않습니다. 신문유통원의 성공적인 정착은 이런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신문의 미래, 그 독립성과 다원성의 보장’이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신문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가 발행취지였습니다.“읽기를 싫어해 신문독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진단은 잘못입니다. 무료지 독자의 급성장 배경에는 독자 손에 직접 안겨주는 배달,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판형변화였습니다.
국가는 신문유통질서 혁신에 공적자금을 대대적으로 쏟아 붓기로 했습니다. 신문사들은 판형을 독자편의 중심으로 바꾸었습니다. 영국의 주요 일간지는 타블로이드 판형과 비슷한 콤팩트(Compact)판이나 현재 서울신문과 타블로이드 크기의 중간 크기인 베를리너(Berliner)판형으로 바꿔 발행부수가 7∼10%가 늘어났습니다. 신문부수를 늘리기 위해 100년 전통의 판형까지 바꾸는 혁신을 세계 신문업계는 단행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로 대표되는 무법천지 신문시장을 조장하는 우리 신문업계 풍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신문업계 전체 발전을 위한 제안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서울신문 안에서는 임기제 사장이 취임하는 조직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게 해줬으면 합니다. 조직 내적 역량보다는 외적 역량에 기대거나 인적 공학이 횡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서별 스타(전문)기자를 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독자, 특히 전문가들에게는 좋은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의 이름만 남습니다. 이번 헌재 결정을 보도하는 서울신문을 보면서 누가 미디어 전문기자인지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사장님, 신문업계 스타 CEO가 돼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취임 하루 전인 지난주 금요일자 도하 신문들은 헌법재판소의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 대한 위헌 소송사건에 대한 결정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새 임원 분들도 꼼꼼히 읽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결정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신문의 보도태도는 우리 신문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도로는 없고 목적지만 표시된 지도였습니다. 소아적 이기주의만 횡행했습니다.
저는 이번 결정의 핵심인 ‘국가의 신문산업 지원제도 공인(公認)’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적 가치가 우선하는 사기업 신문사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타당합니다. 경영자료를 국민에게 알리라는 조건만 붙은 것이었습니다.
신문사주가 불법을 저질러도 ‘언론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을 변호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광고주들은 발행부수와 유가부수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신문에 광고를 해왔습니다. 광고주협회가 조사하는 결과가 모든 신문업계 내부의 커다란 뉴스거리였습니다.
2년 전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75만 6500부를 발행하는 ‘댈러스 모닝 뉴스’라는 신문이 3만 9000부를 부풀렸다며 광고주들에게 230억원을 배상하고 경영담당 부사장이 사임했습니다. 또 ‘뉴스 데이’라는 신문과 ’시카고 선-타임스’도 이와 비슷한 곡절을 겪었습니다.
사장님은 이제 신문협회에서도 발언할 기회가 많을 겁니다. 신문업계가 공생하고 파이를 키우는 일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문협회가 특정 신문사들의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돼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신문을 만들어도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정지역에선 보고 싶은 신문도 배달이 되지 않습니다. 신문유통원의 성공적인 정착은 이런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신문의 미래, 그 독립성과 다원성의 보장’이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신문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가 발행취지였습니다.“읽기를 싫어해 신문독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진단은 잘못입니다. 무료지 독자의 급성장 배경에는 독자 손에 직접 안겨주는 배달,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판형변화였습니다.
국가는 신문유통질서 혁신에 공적자금을 대대적으로 쏟아 붓기로 했습니다. 신문사들은 판형을 독자편의 중심으로 바꾸었습니다. 영국의 주요 일간지는 타블로이드 판형과 비슷한 콤팩트(Compact)판이나 현재 서울신문과 타블로이드 크기의 중간 크기인 베를리너(Berliner)판형으로 바꿔 발행부수가 7∼10%가 늘어났습니다. 신문부수를 늘리기 위해 100년 전통의 판형까지 바꾸는 혁신을 세계 신문업계는 단행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로 대표되는 무법천지 신문시장을 조장하는 우리 신문업계 풍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신문업계 전체 발전을 위한 제안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서울신문 안에서는 임기제 사장이 취임하는 조직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게 해줬으면 합니다. 조직 내적 역량보다는 외적 역량에 기대거나 인적 공학이 횡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서별 스타(전문)기자를 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독자, 특히 전문가들에게는 좋은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의 이름만 남습니다. 이번 헌재 결정을 보도하는 서울신문을 보면서 누가 미디어 전문기자인지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사장님, 신문업계 스타 CEO가 돼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2006-07-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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