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精子)나 질(膣)은 생각보다 영악하다고 한다. 정자 중에는 꼬리가 나선형으로 돌돌 말린 게 있는데, 이것의 최종 목적지는 난자가 아니란다. 질 중간쯤에 숨어있다가 다른 남성의 정자가 들어오면 사정없이 목을 감아서 함께 죽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질의 벽에는 정자를 모아뒀다가 며칠 지나 난자로 보내주는 주머니가 수백개나 있단다. 이 주머니는 정자를 1주일까지 보관하며, 유전적으로 더 좋은 정자가 나타나길 기다렸다가 선별(?)해서 난자로 보낸다고 한다. 번식본능이나 성적쾌락이 초기단계부터 이렇듯 치열하다니 참으로 경이롭다.
전문가들의 얘기대로 ‘방어용 정자’와 ‘질 주머니’가 확실하게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인간의 성생활은 한층 자유로울지도 모르겠다. 남성의 정자가 특정 여성한테서 ‘홈 어드밴티지’를 잘 활용하고, 여성의 주머니가 특정 남성의 정자만 잘 골라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면 외도시비만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겠나. 하지만 꿈을 깨야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이자 희망사항일 뿐, 실전에서는 양상이 확 달라진다. 정자의 방어력과 질의 선별력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다. 그래서 혼전·혼외·매춘 등의 부적절한 성관계로 인한 법적·인간적 파생문제는 늘 사람사는 사회의 골칫거리가 된다.
성매매처벌법 시행 2년이 돼가는 요즘,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자유합의 성생활 보장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성매매의 단속·금지 일색 하에서는 음성화와 성폭행, 성병, 성매매단 해외진출과 같은 부작용이 속출해서 성문제의 자연스러운 해소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매매’와 ‘자유 성’으로 나뉜 두 갈래의 성생활 공급 상황에서 매매를 없애려면 남녀 쌍방간 자유합의에 의한 성생활로 점진적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여기에는 국가적 기본정책이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견해가 전혀 엉뚱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국가별 성 향유의 총량을 어떻게 측정해서 정책으로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이왕 말을 꺼낸 김에 김 의원이 직접 지혜나 방법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직업´ 성매매를 어떤 방법으로든 줄일 수 있다면, 정부도 김 의원의 조언을 마다하거나 주저할 이유는 없지 않겠나 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전문가들의 얘기대로 ‘방어용 정자’와 ‘질 주머니’가 확실하게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인간의 성생활은 한층 자유로울지도 모르겠다. 남성의 정자가 특정 여성한테서 ‘홈 어드밴티지’를 잘 활용하고, 여성의 주머니가 특정 남성의 정자만 잘 골라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면 외도시비만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겠나. 하지만 꿈을 깨야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이자 희망사항일 뿐, 실전에서는 양상이 확 달라진다. 정자의 방어력과 질의 선별력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다. 그래서 혼전·혼외·매춘 등의 부적절한 성관계로 인한 법적·인간적 파생문제는 늘 사람사는 사회의 골칫거리가 된다.
성매매처벌법 시행 2년이 돼가는 요즘,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자유합의 성생활 보장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성매매의 단속·금지 일색 하에서는 음성화와 성폭행, 성병, 성매매단 해외진출과 같은 부작용이 속출해서 성문제의 자연스러운 해소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매매’와 ‘자유 성’으로 나뉜 두 갈래의 성생활 공급 상황에서 매매를 없애려면 남녀 쌍방간 자유합의에 의한 성생활로 점진적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여기에는 국가적 기본정책이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견해가 전혀 엉뚱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국가별 성 향유의 총량을 어떻게 측정해서 정책으로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이왕 말을 꺼낸 김에 김 의원이 직접 지혜나 방법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직업´ 성매매를 어떤 방법으로든 줄일 수 있다면, 정부도 김 의원의 조언을 마다하거나 주저할 이유는 없지 않겠나 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6-07-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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