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 가운데 일부의 행태에 대해 주민의 원성이 자자하다. 민선 3기를 거쳤으면 달라질 만도 한데, 이번에도 도덕적 해이가 말이 아닌 모양이다. 물러나는 시장·군수들이 ‘퇴직공무원 해외연수’를 구실로 외국관광에 혈세를 펑펑 쓰는 것은 다반사다. 여기에 뒤질세라 어느 구의회 의원들은 무더기 해외관광에 나섰다고 한다. 또 예산이 모자란다고 끙끙 앓는 소리를 해대던 지자체에서 무슨 돈이 남아돌아 한꺼번에 공무원 수십명에게 외국 구경을 시켜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떤 곳에서는 겉으로는 일하는 척하고, 속으로는 이익을 챙긴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연경관지구인 남산 주변 고급호텔들의 증축을 허용하는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의원들이 이권사업에 눈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들은 그제 정례회에서는 의원연봉을 6804만원으로 확정했다. 연봉이 너무 높다는 서울시의 재의를 묵살하고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다음 임기에 재선 이상 의원이 106명 중 34명이나 된다니,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는 행태가 아니고 뭔가.
지금이 어느 때인가. 지방정부 교체기에 인계·인수를 철저히 해서 행정·의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시기다. 임기말이라고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가. 나들이와 이권에 정신팔린 지자체 관계자들은, 물러나는 날까지 외자를 한푼이라도 더 유치하려는 경기도지사를 한 번 본받아 보라. 임기중 활동을 조용히 반성하고 고백하는 김천시장을 좀 닮아 보라.
2006-06-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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