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진지한 협의’가 무슨 뜻인지, 지난 1월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재개정을 논의한다’와는 또 어떻게 다른지 헷갈린다. 무엇보다 국회를 열 때마다 왜 이리 사학법을 놓고 치고 받아야 하는지 답답하다.
재개정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두 가지다. 각 사립학교에 도입키로 한 개방형 이사제를 수정, 사학재단의 이사 추천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하나다. 또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강행처리된 만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사 추천권을 초·중·고 학교운영위와 대학평의원회에 부여한 조항은 사학법 자체라 할 핵심내용이다. 사학재단에 추천 여지를 두게 되면 개방형 이사제는 무용지물이 되고, 사학법은 휴지조각이 될 게 뻔하다. 강행처리 또한 한나라당의 실력저지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대다수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민심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다른 현안을 볼모로 삼은 한나라당에 매질을 가했다고 본다. 엊그제 여야간 정책협의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열린우리당이 먼저 제의했다고 한다.“국회법 절차에 따르자는 뜻일 뿐”이라지만 몹시 군색하다. 다른 법안 처리를 위해 한나라당에 양보하려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사학법은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개혁법안이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참패를 안긴 민의는 결코 사학법을 재개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개혁의 원칙마저 버리고 한나라당에 질질 끌려간다면, 이야말로 집권여당이기를 포기하는 자기부정이다. 사학법은 다음달 시행된다. 마땅히 시행돼야 하며, 문제점이 드러나면 이후 보완하는 것이 순리다. 여당은 남은 ‘집토끼’마저 잃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2006-06-1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