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주기만 하면 알아서 잘 키워주겠다는 게 참여정부의 공약(公約)이다. 출산율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마당에 출산율 제고는 공약 아니라 확약(確約)을 해서라도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다. 그런데 정부의 출산정책을 뜯어보면 허술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큰 줄기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정책에 도무지 ‘배려’와 ‘감동’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건강보험 식대지원정책이 바로 그런 사례다.
정부는 입원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병원식비의 일부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산모들은 이 혜택을 받지 못할 처지라고 한다. 내용인 즉,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환자의 기본식사를 일반식·치료식·멸균식·분유 등으로 나눠 식비의 80%까지 지원한다는 것인데, 기본식에는 ‘산모식’이 별도로 없다는 것이다. 산모에게는 건강 회복을 위해 고단백의 영양식단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그래서 산부인과에서는 산모들에게 이런 고영양의 산모식을 제공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부터 제공되는 기존 산모식은 보험혜택이 없는 ‘특별식’으로 간주된다. 산모들은 당연히 식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물론 산모도 일반식먹고 보험혜택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따지면 할 말은 없다. 산부인과의 장삿속을 나무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생한 산모에게 특별식 비용 좀 지원했다고 탓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태어나는 아이를 위해 재정을 쏟아부어 보육·교육환경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보다 더 대접받아야 할 주인공은 산모다.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정책에도 감동을 불어넣어 보라.
2006-06-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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