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지방선거 이후/한종태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방선거 이후/한종태 논설위원

입력 2006-05-13 00:00
수정 200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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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곧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전국이 또다시 선거열풍에 휩싸일 것이다. 지방정권 심판론이니, 중앙정부 심판론이니 여야 지도부가 지방선거에 올인한 탓에 정치권의 과열 양상은 이미 빚어지고 있다. 인지도 높은 후보들간에 맞붙은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몇군데는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권자인 국민들은 의외로 차분하다. 이런 상태로는 투표율도 많이 낮아질 것 같다. 선거 결과가 뻔해서라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재미 없는’ 선거가 될 모양이다. 시중에는 “이번엔 지방선거는 없고 공천비리만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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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태 논설위원
한종태 논설위원
선거란 원래 결과로 말하는 법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더라도 선거에 지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그래서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지금의 지지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열린우리당이 정치권 요동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계개편의 회오리를 몰고 올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수도권 벨트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할 경우 당내에선 지도부 인책론을 거세게 제기할 것이다. 물론 타깃은 정동영 의장이다. 정 의장 역시 자강론(自强論)을 내세우며 후보 영입에 직접 나서는 등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인 만큼 당내의 퇴진 압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 의장이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 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특검 추진 방침을 밝힌 것도 인책론의 템포 조절을 염두에 둔 측면이 강하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간의 치열한 쟁투가 벌어질 공산이 적지 않다.

그과정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고, 양 계파의 찬반 논쟁 역시 가열될 것이다. 여기에 친노(親盧)계까지 어우러지면서 여당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국면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학법 재개정 협상 거부 등에서 나타난 현재 진행형의 당·청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여당의 분열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물론 열린우리당이 수도권에서 한군데라도 승리하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정 의장의 당내 입지는 강화되고 그의 대권 행보는 탄력을 받을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선거 결과가 대권후보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7월에 있을 당대표 경선에 임하는 각 후보진영의 기싸움이 더 관심이다. 그런 후에는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 ‘빅3’ 후보들의 각축전이 본격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방선거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은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수가 아닐까 싶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그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그렇다. 노 대통령이 몽골 동포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핵심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북 독자노선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이 북핵 저지라는 기존 입장에서 핵확산 방지쪽으로 대북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반도 주변에 ‘미묘한 변화’가 흐르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을 게 뻔하다. 특히 정치권은 정상회담 정국으로 급변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화두는 개헌 문제다. 정·부통령제,4년 중임제 등 이슈를 선점하려는 대권후보들의 활동 역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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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2006-05-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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