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실패 보고서’ 후임자에 선물을/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오늘의 눈] ‘실패 보고서’ 후임자에 선물을/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입력 2006-04-21 00:00
수정 200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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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의 3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다소 여유롭다. 연임 제한으로 나설 수가 없어 6월말이면 지방자치 무대를 떠나게 된다.

이 단체장들은 3번이나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한 단체장이라 할 수 있다. 선거시 중앙정치 바람을 타기도 했지만 능력이 없는 단체장이 3선에 성공했을 리가 없다.

더구나 뇌물수수 등 비리에 연루돼 중도하차한 단체장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3선을 하기까지 이들의 평소 자기관리도 인정할 만하다.

이들은 일부가 자치무대를 디딤돌로 금배지를 달기 위해 중앙정치권을 기웃거릴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으며, 이제 은퇴식을 준비하고 있다.

자치무대를 떠나기에 앞서 3선 단체장들에게 이런 일을 권하고 싶다.

바로 자신들의 시행착오와 더러는 잘못된 판단으로 실패한 정책에 대해 고백을 하는 것이다.

‘이런 고집을 피우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었다.’ ‘잘못된 판단으로 예산만 낭비했다.’ ‘표를 의식해 선심 행정에 빠졌다.’ ‘학연·지연에 따른 따른 인사는 결국 경쟁력과 화합을 저해했다.’와 같은 ‘실패학’ 보고서를 내놓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실패를 내놓고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

3선 단체장은 이제 그동안 자신들을 옥죄었던 표에서 해방돼 주민의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일만 남았다.

이들이 떠나면 지방선거를 거쳐 7월초 초보단체장들이 뒤를 잇게 된다.

아마도 처음 시작하는 단체장들은 3선의 단체장들이 겪어왔듯이 많은 시행착오와 더러는 실패를 겪을 것이다.

떠나는 3선 단체장이 자신의 시행착오나 정책실패에 관한 보고서를 만들어 뒤를 이을 초보단체장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아마도 초보단체장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자치무대에서 내려오는 날, 자신의 치적을 줄줄이 외는 것보다 시행착오나 실패를 고백하며 떠나는 3선 단체장의 뒷모습은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kkhwang@seoul.co.kr
2006-04-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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